M&A: Success & failure Only 30% of M&A deals benefited the shareholders. Why? (Korean text)

M&A(인수합병)만큼 확실한 성장수단은 드물다. 특히 1970~1980년대의 고속성장 시대를 지나 연 5%의 경제성장도 버거울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경제와 기업들에 M&A는 순식간에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또 최근 두산그룹이 미국 중장비업체인 잉거솔랜드(Ingersoll Rand)가 보유한 '밥캣(Bobcat)' 브랜드의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해 일약 세계 7위권의 건설중장비업체로 도약한 데서 보듯, M&A는 해외시장 진출과 공략의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M&A는 기대감이 무색할 만큼 실망스러운 결과를 양산하기 일쑤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따르면 기업인수의 65%가 기업가치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2000년9월 다이이치강교(第一勸業)은행, 후지(富士)은행 및 닛폰고교(日本興業)은행 등 3개 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미즈호(Mizuho) 금융그룹의 경우, 후속통합작업의 실패로 2002회계연도(2002년4월~2003년3월)에 200억달러(약 19조원)라는 초유의 순손실(net loss)을 기록하기도 했다.

■ M&A의 70%이상은 실패

물론 M&A의 성공은 여러가지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다. 먼저 M&A 계약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인수에 성공하는 것 자체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기업의 전문경영인이나 계약을 추진하는 실무진, 투자은행(IB)같은 인수업무에 관련된 주간사 등에는 계약의 성사가 제일 중요한 목표가 되기도 한다. 반대로 주주 입장에서는 M&A 이후 주주가치 창출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베인은 주주 관점에서 M&A의 성공을 정의하고 미국 등 6개 선진국 700개 대기업의 M&A 사례를 분석했다. 이때 주주 관점에서 성공의 기준이란 M&A 이후 1년 이내에 '자본비용을 뺀 주주가치 상승분(주가상승률-자본비용)'이 동종 업계 평균을 10% 이상 상회하는 것을 말한다. 조사결과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업은 채 30%가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건의 M&A 중 3개 정도만 성공한 셈이다. 그렇다면 M&A는 왜 실패했는가? 베인은 M&A를 담당했던 250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패원인을 분석한 결과, 인수 후 통합과정의 장애요인 과소평가, 시너지 과대평가, 통합 경영진의 팀워크 구축 실패, 실사과정에서 인수대상 기업의 치명적 이슈 발견에 실패, 계약의 희소성으로 인한 무리한 추진, 실무진의 무리한 계약 추진 등이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그래픽 참조>

■ 비방디 유니버설의 일장춘몽

1853년 설립된 프랑스의 수력회사 CGE(Compagnie General des Eaux)는 1998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와 유니버설 뮤직, 케이블TV 등을 소유하고 있던 캐나다의 캐널플러스(Canal Plus)와 시그램(Seagram)을 340억달러(약 30조원)에 인수하고, 회사 이름을 비방디 유니버설(Vivendi Universal)로 바꾸었다. 당시 비방디의 CEO였던 장-마리 메시어(Jean-Marie Messier)는 최고 품질의 음악영화 콘텐트와 TV휴대전화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결합시켜 막대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장-마리가 호언했던 시너지는 인수 후 2년이 지나도록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 포털 서비스가 콘텐트와 채널간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희망은 비방디와 보다폰(Vodafone)의 합작법인이었던 인터넷 포털 비자비(Vizzavi)의 실패로 물거품이 됐다. 결과적으로 2001년 비방디 유니버설은 프랑스 역사상 최대 규모인 136억유로(한화 약 17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소폭 흑자였지만 합병시 지불한 영업권(152억유로)을 상각한 것이 적자의 주요인이었다. 회계상으로 영업권을 상각했다는 것은 그 동안의 인수합병이 기업가치 창출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과대평가되는 M&A의 시너지효과

최근 2~3년간 국내 M&A시장도 많이 활성화됐다.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됐다가 회생한 대형 우량기업들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매물로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M&A거래의 경우 대부분 공개입찰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인수가격이 당시 시장가격의 2배 이상이었다는 데 있다. 인수 프리미엄(인수가격에서 당시 주식시장 가치를 뺀 것)이 100%를 넘은 것이다. 예컨대 지분 100%를 모두 인수했다고 가정할 때 대우종합기계의 인수가격은 시가총액의 2.5배인 3조3098억원이었고, 대우건설도 시가총액의 2배인 9조1540억원이었다. 특정 기업을 현재 주가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인수하려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논리가 바로 '운영상의 개선'과 '시너지'이다. M&A 이후 전략을 수정하거나 현재의 운영상황을 대폭 개선해 피인수기업의 성과를 대폭 향상시키는 동시에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간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시너지는 전가의 보도처럼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이번 M&A를 통해 우리 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다"거나 "피인수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무형의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막연한 논리가 막대한 인수 프리미엄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 주주 빠진 채 '그들만의 축제'

주주 입장에서 성공한 M&A가 30%가량이라는 분석과 달리, M&A를 수행한 기업의 경영진들 중 80%는 자신이 추진했던 M&A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왜 이런 시각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첫째, M&A거래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각기 다른 인센티브를 가지고 거래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M&A건에는 주인인 주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경영진과 이사회뿐 아니라 투자은행이 주간사 자격으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한다. 이들은 겉으로는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명분을 제시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먼저 M&A거래에 참여하는 외부 투자은행들의 경우, 최대 목표는 'M&A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아니라 '성공보수금의 극대화'일 수 있다. M&A거래에 참여하는 주간사의 비즈니스모델은 거래의 성사를 전제로 하는 상당한 액수의 성공보수금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진과 실무 추진팀도 마찬가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M&A를 통해 사세(社勢)가 확장될 경우 인수기업의 경영진은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실무 추진팀도 M&A거래를 성사시켰다는 경험이 개인적인 경력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대규모 M&A거래의 경우, 냉철한 판단력을 잃은 채 너무 쉽게 거래의 성사에만 몰입하는 '딜 열병(deal fever)'에 빠지기 쉽다.

둘째, 매각대상 기업의 정보를 인수자가 충분히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각자는 인수자보다 매각대상기업에 대해 잘 아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기업이나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데는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이유'도 존재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인수자가 '딜 열병'에 빠지면 숨은 이유 찾기를 외면하고 인수에만 집착하게 된다. 반면 M&A 전문가들은 항상 한발 떨어져서 매각자가 자산을 매각하는 숨은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결국 주주를 뺀 다른 모든 이해관련자들이 M&A거래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주간사들은 성공보수금을 챙기고, M&A를 추진했던 실무진들은 이력서에 멋진 한 줄을 써넣게 되고, 인수기업 경영진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정작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은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로 고통받게 된다. '승자의 저주'란 거금을 들여 인수에는 성공했으나, 인수 후 회사의 성과가 악화되거나 기대했던 만큼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아서 기업가치가 오히려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대규모 M&A의 초기 단계인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주로 누가 인수에 성공했느냐에 관심이 집중돼왔다. 앞으로는 "과연 어떤 M&A가 주주관점에서 좋았나"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시장의 평가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M&A 성공의 열쇠는 인수자가 얼마나 냉정함(discipline)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  공동기획 : BAIN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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