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Outlook] 성장한계 부딪힌 통신업계 생존 돌파구는…

국내 통신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국내 통신 3인방은 연간 2000억~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주력인 이동통신 분야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400억원이었다. 상황이 좀 나아진 것 같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과거처럼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성장은 현재로서는 요원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과 LTE 전국망 구축 등 대규모 설비투자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침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위기의 근본 원인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 한차원 높아진 고객 경험

먼저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고객 경험 수준이 높아진 점이 국내 통신업계의 발 빠른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고객 경험은 애플의 아이폰 등장을 전후해 크게 달라졌다. 아이폰에 전화ㆍPCㆍ아이팟 등의 기능적 통합이 이뤄지고, 감성적 터치의 경험까지 통합됐다. 이제 고객은 아이폰과 같은 기능적 통합, 감성적ㆍ이성적 경험을 다른 서비스에서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현실 위에 가상의 정보를 덧입혀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소프트웨어가 나오면서 직접 보고 듣는 과정을 거친 후 구매하는 체험형 고객이 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사업모델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의 방송 서비스 대신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 소비 패턴의 양극화

휴대전화, 인터넷 등 정보통신 관련 지출이 늘어나면서 금융이나 소비재산업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통신서비스에서도 고객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베인이 최근 수행한 미국시장 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동통신 시장 내 프리미엄서비스 이용희망자(Premium Seeker)의 비중이 약 19%인 반면, 초저가 추구형(No Frill Hunter)의 비중도 약 1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고객의 평균 월사용액(ARPU)이 약 50달러인 반면, 저가형 고객의 월 사용액은 약 35달러 미만으로 나타난다. 해지 가능성을 고려한 고객 평생가치측면(Life Time Revenue)에서도 프리미엄 고객군은 약 5400달러, 저가형 고객군은 약 3600달러로 차이가 극명하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도 볼 수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가입자당 평균수익은 3만원대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 가입자당 평균수익이 높은 스마트폰 가입자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제4이동통신 형태 등으로 MVNO가 도입되면 저가형 고객의 비중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차별적 고객 경험 위한 역량 갖춰야

이러한 상황에서 통신사에 필요한 전략은 우선 고객별로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내부 역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다. 내부 역량 범위는 정밀한 고객 세그멘테이션 역량, 고객 DB분석 역량, 서비스 운영 역량 등이 포함된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되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고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라.

과거 통신서비스 고객들은 한번 가입하면 글자 그대로 `꽉 잡힌(Captive)` 고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언제 이탈할지 모르는 고객들로 변해 버렸다. 고객이 지속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객의 특성과 니즈에 따라 제공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이를 위한 방법은 목표 고객과 시장,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둘째, 고객의 시간을 붙잡아야 지갑도 열린다.

예전의 통신사업자들은 가입자당 평균수익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가 중심이 된 지금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소비시간(time share)을 얼마나 더 늘릴 수 있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일본의 BeeTV는 모바일 전용 방송국이다. BeeTV는 고객들이 자투리 시간에 모바일 TV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드라마, 음악, 토크쇼 등을 골라볼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램은 기존 지상파의 재전송보다는 모바일 특성에 맞게 별도 제작된다. 2009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100만명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했다.

셋째, 수익 모델을 다양화해야 한다.

기존에는 매월 고객들로부터 받는 이용요금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광고, 커머스 등의 모델로 확대해야 한다. 2011년에 진행된 베인 글로벌팀 서베이에 의하면, 모바일 콘텐츠 유통, SMS(단문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한 모바일 광고,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모바일 결제 등은 다수의 통신사들이 현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영역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3대 통신사인 AT&T, 버라이존, T-모바일은 모바일 결제서비스 합작회사인 ISIS를 2010년에 설립했다. ISIS는 휴대폰을 통해서 신용카드, 직불카드, 멤버십카드 등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금융권과 함께 확대시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베인&컴퍼니 = 이상훈 / 김도균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