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세이] A급 고객 제대로 이해하기

어느 기업이든 단골 고객은 A급 고객이다. 직관적으로 봐도 소중한 자산이면서 수치상으로도 일반 고객보다 6~8배가량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단골 고객의 가치가 이처럼 높은 이유는 뭘까. 첫째, 단골 고객은 추가적인 프로모션 비용 없이도 재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신규 고객은 이에 비해 높은 비용을 초래한다. 이 비용은 타사 제품이나 다른 서비스를 사용 중인 충성 고객을 자사의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드는 고객 획득 비용(acquisition cost)이다. 고객 획득을 위해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30~5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신규 고객이 신규 고객 카테고리를 벗어나 단골 고객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타사의 A급 고객을 뺏어온다 해도 이 고객의 충성도는 생각만큼 높지 않다. 이 고객은 경쟁사가 더 나은 제안을 하는 순간 또다시 떠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철새형 소비 행태는 오픈 프라이스(open price)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모바일 환경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셋째, 대부분의 서비스 기업은 A급 고객이 아니라, C급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홈쇼핑업계의 경우, A급 고객은 제품 반품이 드물지만 C급 고객은 변심이 끊이지 않는다. 고객 비용을 영역별로 분류해 보면 A급 고객은 유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A급 고객을 지켜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넷째, A급 고객은 새로운 고객에게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 경험을 소개하고 추천하기 때문에 조직으로서는 영업인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영업수당이 드는 것도 아니다. 바로 이 점이 A급 고객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A급 고객은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해주기 때문에 기업에는 보물과 같은 존재다.

다섯째, 기업에 A급 고객의 피드백은 매우 중요하다. A급 고객은 기업에 건설적이고 진심 어린 관심을 보인다. A급 고객은 기업의 성공을 바라고 제품과 비용 개선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

여섯째, A급 고객은 일반 고객보다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A급 고객의 가치가 일반 고객에 비해 최소 6배나 높은 것은 고객의 생애주기에 걸쳐 기업의 비용과 효과를 합산해 추산한 결과다.

‘우리 기업은 A급 고객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베인의 조사에 따르면 흥미롭게도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고객층을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기업이 A급 고객의 비중을 50%라고 평가했으나, 실제로 25%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며 대다수가 5% 이하로 알려져 있다. VIP 고객층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기업은 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다수 기업은 A급 고객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다수의 A급 고객들은 특별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갖지 못한다.

이런 인식의 괴리는 기업이 A급 고객을 위한 서비스 품질을 차별화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가격 차이는 서비스 차별화에 비해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기업은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만 실상 적절한 고객(right customer)에게 투자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흥미로운 현상은 기업들이 기존의 A급 고객 유지보다 신규 고객 유치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수치상으로는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는 듯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A급 고객을 서서히 잠식하게 된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모든 고객을 A급 고객으로 전환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A급 고객 전환은 일부 고객에서만 가능하다. 이는 기업이 고객을 선별하는 일련의 관문을 만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A급 고객층이 단 1%만 증가해도 수익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