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 정신’ 유지하는 기업은 지속성장 가능하다

'난도(Nando's)'라는 닭고기 요리 전문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전세계 23개국 1200여 매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저렴하면서 신속하게 조리가 가능한 패스트 푸드형 닭고기 요리가 범람하는 시장에서 비용보다는 오로지 닭고기 요리의 맛을 추구하며 역설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난도'를 창업한 브로진이라는 사업가는 친구와 우연히 방문한 식당의 닭고기 요리 맛에 빠진 나머지 그 식당을 인수해 거대한 체인 사업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창업가 브로진이 집중한 것은 난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닭고기 요리의 맛이었다. 남들이 저렴하고 신속한 닭고기 요리에 집중할 때 자신은 진정한 맛을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웠다.

지속 가능한 기업이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필자가 몸담고 있는 베인앤드컴퍼니에서는 지속 가능한 기업을 성장률과 수익이 GDP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고 조달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거나 그런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지속 가능한 성장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은 전체의 10%도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지속 성장이 어려운 이유는 무얼까?

한 가지 이유는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초심을 잃고 본질적 가치와 반복 가능한 성장 공식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쟁 증가와 대체 가능한 새로운 기술 개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외부의 경쟁 요인보다는 회사 내부의 요인들 때문에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워 진다.

핵심 사업을 너무 쉽게 포기하거나 핵심 사업에서 쌓은 역량과는 무관한 사업을 너무 쉽게 추진해서다. 또한 창업 당시의 소명을 잊거나, 일선 직원의 의견을 경청하지 못하는 구조, 사원 개개인의 책임의식 결여, 외형적 성장을 이뤘지만 인적 역량 강화가 이를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에도 위험성은 증가한다.

아울러 사업 확장에 따른 복잡성 증대, 소비자에 대한 이해 감소, 창업 초기의 고귀한 가치관이 사라지는 것도 원인이다. 결국 기업은 과도한 성장을 추구하고 창업 초기의 정신을 잃거나,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면 성장률이 시장을 따라 낮아지거나,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기업가의 90% 이상은 창업 정신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믿지만, 성장 과정에서 창업 정신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도 인정한다. 

창업자가 은퇴하거나 심지어 창업자의 사후에도 창업 초기 정신에 입각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첫째, 경영자 스스로 회사의 미션이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것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회사가 창업 초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기존 업체들이 제대로 응대하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소비자 계층이 누구인지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둘째,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일선 현장 부서를 우선해야 한다. 최고 경영진 회의나 간부 회의의 주제 가운데 절반 이상은 현장의 피드백과 개선 방안을 의논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한 달간 자신의 회사에서 이루어진 간부 회의의 주제를 생각해 보자. 그 중 일선 현장 부서의 고객과 관련한 사안은 얼마나 되었는가?

셋째, 모든 부서와 모든 임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를 실행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주식 시장에 상장하기 이전이나 창업자가 살아 있던 시절의 경영진은 5년, 10년 후에도 살아 남고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만드는 데 모든 힘을 다하고 가진 돈을 투자했다. 오늘날 개별 부서의 입장에서 단기적인 수익만큼이나 중장기적 성장을 염두에 둔 투자의사 결정이 어렵다면 이 기업은 결국 창업가의 정신을 잃고 성장도 갉아 먹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가 창업가 정신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요체이다. 베인앤컴퍼니의 글로벌 기업 사례 조사에 따르면, 기존 업체가 장악하는 산업 구도를 흔들면서 자신의 사업을 육성시킨 진정한 창업가 정신이 있는 기업은 동종 기업보다 주주 수익률이 평균 3배 이상 높았다.

앞서 살펴본 '난도'라는 닭고기 요리 식당의 사례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 초기의 사업 아이디어와 전략을 지키는 게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이나, 회사가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에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경쟁자를 눌러야 한다고 느끼는 경영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은 가장 핵심적인 영역에 집중하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을 말해 준다. 창업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