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세계 산업구조 급변 추세 비용효율∙구조조정 절실

국내 경제는 대다수 전문가들 예측대로 올해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 같다. 한가지 눈여겨볼 대목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불황의 양상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의 경제 상황을 보자. 대부분의 산업에서 내수는 제자리였다. 반대로 수출은 증가했는데 주로 중국 시장의 성장과 휴대폰의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것이었다. 최근 불황은 중국 경제 둔화와 국내 소비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경기순환주기상 구조적 경기불황이 시작됐다는 정도로 치부할 사안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을 잘 보여주는 예가 해운 업계다.

글로벌 해운 시장은 글로벌 10대 해운사가 시장을 움직인다. 특히 '빅 3' 업체가 연합해 가격을 통제하고 있었다. 가격은 업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좌우되기에 이런 경쟁 환경에서 국내 해운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향후 국내 해운업계가 흘러갈 방향은 뻔하다. 시장이 자발적으로 통합되는 게 한가지 방향이다.

또 다른 방향은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 이점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나서 해운업체를 인수해 국영 해운기업을 설립하는 것이다.

한국의 최근 불황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은 화학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화학산업 역시 범용상품은 특별한 차별점이 없기에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때는 수요를 늘리는 게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한 타개책은 생산 능력을 감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카르텔이 형성된 산업처럼 체계적인 조직이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생산 규제 정책을 실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니 업계 전반적으로 생산 능력을 감축하려면 외부 개입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IMF 위기 때 정부의 적극 개입을 통해 대기업간 '빅딜'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당시 국내에서 빅딜이 가능했던 이유는 국가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 업계 선도 업체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어서였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정부는 개입을 자제하고 거시 경제 차원에서 산업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개입이 늦어지면 경제 주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줄어든다. 

현재 국내 산업 정책이 취약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했는데도 국가의 기본적 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변화하는 산업구조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불안한 구조를 벗어나려면 한국 대기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중소기업은 합병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전략만이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생산 능력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지나치게 많은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소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선택지가 많을수록 고객 경험과 가격이 전반적으로 개선된다.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의 글로벌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업계 내 경쟁자가 많다고 해서 경쟁력이 무조건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업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한국 경제, 적극적인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다. 위기의 한국호를 구하는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그 실행은 녹록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