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최고인재책임자(CTO) 당신 회사에 있는가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해 우수 인재 개발에 역점을 두는 글로벌 기업이 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우수한 인재 확보가 기업 경쟁력 차별화로 직결되는 서비스 분야에서 더욱 뚜렷하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기업은 인재 중심 전략을 쓴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선 개인별 필요 업무량에 비해 평균적으로 인력이 너무 많다. 이는 모든 산업군에서 관찰된다.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는 데다 중간 관리층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다이아몬드 구조를 갖고 있다. 노동력 과잉 상태에서는 진정으로 우수한 인재를 골라내기 어렵다. 인재 평준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진정한 성과주의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 문화는 전체와의 ‘조화’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고성과를 내는 소수의 인재를 대놓고 키우는 데 부담을 느낀다.

개인 잠재력을 측정하고 이를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자신의 역량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투입 가능한 자원이 제한적일 때 확실해진다. 그렇지 않을 경우 특정 업무에 대해 인력을 과잉 투입하게 돼 집단 내 개인 역량을 파악하기 힘들다. 글로벌 기업 특징은 미래에 맡을 직위에 대해 자격이 되는 해당 인재군을 일찍부터 키운다는 점이다. 이런 역할을 전담하는 사람이 최고인재책임자(CTO·Chief Talent Officer)다.

CTO 역할은 HR 담당자와 다르다. CTO 업무는 인사 관련 업무 중에서도 회사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핵심 인재 후보군에만 집중한다. 인력이 1000여명인 회사라도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핵심 인재는 10여명이 채 안 된다. CEO는 분명 핵심 자리지만, 현대 경영에서는 CEO 혼자 모든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처리할 수 없다. 그래서 다른 C레벨 경영진(CXO)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 중 핵심 인재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일을 전담하는 사람은 드물다.

일반적인 HR 부문에서도 이런 기능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오너나 소수 경영진들이 논의로 결정한다. 인재를 결정할 때 과학적이거나 분석적인 방법이 아닌 감정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해당 인재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없는 것이다. 일부 회사는 간단히 회사 외부에서 핵심 인재를 수혈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얼핏 손쉬워 보이지만 해당 인재가 조직에 정착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가 있다. 베인 연구에 따르면 외부 경영진이 새로운 조직에 들어와 완전히 정착하는 데는 최소 3년이 걸린다. 또 외부에서 인재를 수혈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키우는 게 위험성이 낮았다.

이런 연구를 보면 분명한 사실 몇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최고 인재의 관리가 극히 중요하며, CTO가 이런 과정을 맡아야 한다는 점이다. CTO는 CEO 자질을 여과 없이 평가하고 다른 C레벨 인재를 통해 CEO 역량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CTO가 종종 CEO 관리 역량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소통 채널이 없다면 회사에 필요한 사항을 최적화하기 어렵다. 둘째, CTO는 자신의 역할과 책임은 물론 조직 내 위치에 대해 분명히 이해하고 있어야 조직 소문이나 억측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셋째, CTO는 조직 내 경쟁 임원들과 장차 최고의 인재가 될 사람들을 수시로 파악하면서 즉각적인 채용이나 승진을 준비해야 한다. 후보군을 모아 이를 최고 경영진과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최고의 인재는 쉽게 구할 수 없다. 빠른 대응만이 최고의 인재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