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선진 지배구조 구축 네 가지만 실천하라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럽지만, 이와 관련 국민이나 언론으로부터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기업의 지배구조다. 외신 기자들이 한국 기업을 얘기할 때 으레 건드리는 주제가 한국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다.

한국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 talism)라는 낙인을 떼지 못한다면 매우 억울하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한국 기업 대부분은 서양 기업과 같은 기업 지배구조 구축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룩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탁월한 기업 지배구조에 이르기에는 아직 멀었다. 이를 위해서는 불법이나 비리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흥미롭게도 한국만큼 기업의 최고경영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엄격한 CEO 기준에도 불구하고 기업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평을 듣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대표적으로 한국은 배임죄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나라 중 한 곳이다.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손실을 보면 배임죄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CEO는 자신의 재량에 한계를 느낀다. 또한 금융기관의 수장이나 경영진이 되려면 일반 기업에 비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선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는 골프에 비유하면 80타를 치는 주말골퍼가 아닌 싱글 플레이어가 될 것을 요구한다. 싱글골퍼가 되려면 게임 준비나 훈련 과정이 달라야 한다. 한국이 기업 지배구조에서 좋은 평가를 듣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4가지 핵심 요소를 갖춰야 한다.

첫째, 집단소송제도 도입이다. 기업이 잘못해 손해를 야기했다면 소액주주들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한국에서 집단소송은 아직까지 낯설다. 집단소송이 도입되면 기업 이사회가 경계심을 갖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다. 집단소송에는 부작용도 많지만 이사회가 자신의 결정에 의무와 책임을 갖게 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둘째, 이사회 성과에 대한 외부 평가다. 선진국에서는 비정부기구나 주식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이사회 성과를 평가해 공표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런 평가는 애널리스트가 특정 주식을 추천할 때 분석 보고서에 일부분으로 포함될 수 있다. 이제는 한국 투자자들도 이런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사회 평가 내용을 타 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해당 기업의 상대적 장점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이다.

셋째, CEO를 포함한 경영진과 이사회의 자격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만드는 일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미 엄격한 제약을 두고 있지만 일반 기업은 감옥에 갔다온 CEO라도 형기를 마친 경우라면 업무 복귀가 어렵지 않은 게 우리 현실이다. 이사회 업무 핵심은 분명한 윤리적 잣대를 통해 회사 브랜드와 명성을 관리하고, 이를 어긴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는 의료, 법률 등 정부의 면허가 필요한 다른 전문 직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분야에서 비윤리적 행위는 면허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자회사의 이사회 구성과 관리에 관한 것으로 한국 기업들의 즉각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그룹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모기업이 모든 결정을 주도한다. 해당 자회사 주주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자회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은 심각하다. 이에 대해 즉각적인 개선이 없다면 외국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