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카스의 로얄코펜하겐·WWRD 인수…세계 M&A 시장, 동종 업종 합병 증가

핀란드 피스카스 그룹이 지난해 영국·아일랜드 리빙 그룹 WWRD(웨지우드·워터포드·로얄덜튼·로얄알버트·로가스카)를 인수한 것은 글로벌 시장 확대, 프리미엄 브랜드 확보,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이라는 전략적 방향에 따른 것이다. 피스카스 그룹이 2007년 생활용품 기업 이딸라, 2013년 덴마크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을 인수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피스카스 그룹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유럽을 넘어 북미,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수 후에는 각 브랜드의 고유 전통을 유지하며 확장·발전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피스카스 그룹의 WWRD 인수는 최근 세계 M&A 시장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지위 확보를 위한 동종 업종간 합병,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등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지난해 세계 M&A 시장의 규모는 사상 최대인 4조7000억~5조달러(약 5700조~6000조원)로 추정된다. M&A가 가장 저조했던 2009년(2조달러)에 비하면 130% 이상 팽창한 것이다. 특히, 미국 M&A 규모는 전 세계 M&A 시장의 50%에 달하는 2조5000억달러로 기록적인 한해가 됐다. 아시아 M&A 시장도 마침내 1조달러를 넘어섰다.

M&A 시장은 당분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으로 대형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위기를 잘 넘긴 기업들은 튼튼한 재무구조, 특히 수년 간 축적된 현금보유액을 바탕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사모펀드의 꾸준한 성장 또한 M&A 시장의 주요 동인이다.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2013년 이후 연간 5000억 달러가 사모펀드에 투입됐다. 사모펀드는 지난해 기준 1조2000억달러 이상의 실탄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투자자인 기업이 주도하는 M&A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이 M&A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동일 업종 인수를 통해 시장 지위를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둘째는 핵심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거나 신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는 재무적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 수익을 노리고 인수하는 경우다.

경쟁 심화는 동일 업종 간 M&A를 가속화하는 주요인이다. 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하고 기업간 기술 수준이나 역량이 유사해지면서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는 탓이다. 많은 사업이 성숙 단계에 들어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 신사업 진출이 이전보다 더 어려워진 것도 M&A가 증가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올해 세계 M&A 시장도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와 전략적 투자자의 주도로 M&A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형 거래가 빈번히 시도될 전망이다. 동시에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구조조정 차원의 중소 규모 M&A도 꾸준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