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자녀양육에서 배우는 기업 구조조정 노하우

경영진 대부분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경영진 간의 실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프로 선수 중 우열의 차이가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누가 경영하고 투자하느냐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이나 기술보다 회사 성패를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경영자가 회사가 어려울 때 추가 자금을 지원받기만 하면 회사 생존에는 무리가 없다고 자신한다. 이번 분기만 넘기면 앞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주는 입장에서는 생각이 다르다. 대부분이 자금 지원 조건으로 지원금을 현명하게 쓸 새로운 경영자를 요구한다. 반면 기존 경영진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대로 경영을 도맡아 하는 것이 장점이 많다고 밀어붙인다. 그러나 전문가 입장에서는 기존 경영진이 계속 경영할 때 장점보다는 오히려 단점이 많으며 또 직원을 위해서는 차라리 회사를 분리매각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좀비기업처럼 재무적으로 어려운 기업에서 이른바 회사 양육을 누가 맡느냐는, 기업 구조조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다. 소유주는 자신의 회사가 기술도 있고 경영할 인재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투자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데 딜레마가 존재한다.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으레 나쁜 기업에서 좋은 기업을 떼어내는 데 초점을 둔다. 재무적 분리가 이뤄지고 나서야 비로소 좋은 기업가치가 분리 이전 기업의 전체 가치보다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기업을 좋은 경영자에게 맡겨야 마침내 화룡점정이 된다.

자신의 회사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더불어 자신이 좋은 경영자인지 나쁜 경영자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는 좋은 회사와 자산을 구분해야 하는 많은 M&A 전문가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우선 회사를 재평가하는 데는 3가지 기본 단계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단계는 모든 조직을 EVA(경제적부가가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다. EVA는 각 기업에서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자본 비용을 측정하기에 회사 이익 수준과는 다르다. 비유하면 자신의 수중에 있는 돈이 한 명의 아이만 대학에 보낼 수 있는 정도라면, 어떤 아이를 보내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여기서 한 명의 아이를 선택하는 과정은 회사 잠재력 순위를 결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둘째 단계는 각 회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한 회사를 분리매각하는 것이다. 회사를 법인 단위로 자동 분리하는 게 아니다. 회사의 유무형 자산을 모두 평가하고 이를 다시 각 조직에 재분배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장을 보유한 회사는 노무 문제 등으로 공장은 빼고, 영업 조직만을 분리매각하는 게 더 좋은 옵션일 때가 있다.

핵심 자산을 부실 자산과 구분했다면, 셋째 단계는 각 조직의 전체 잠재력을 재정의하는 단계다. 전문경영팀을 외부에서 데려와 이들에게 경영을 맡겨 회사의 새로운 성과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이는 사모펀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때 외부 관점이 더 많이 요구된다. 개선의 여지가 충분한데도 기존 경영진이 이런저런 이유로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가정에서 아이가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에 비유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외부 전문경영팀 수혈은 필수다.

회사 경영은 아이 양육과 같은 측면이 있다. 자신이 좋은 부모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자신이 양육을 맡는 게 장점이 될지 아니면 단점이 될지부터 곱씹어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