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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인의 위닝 전략] ‘60% 규칙’ 급부상하는 제약·바이오 투자…인수 후 성과가 밸류를 가른다

      [베인의 위닝 전략] ‘60% 규칙’ 급부상하는 제약·바이오 투자…인수 후 성과가 밸류를 가른다

      • 2026년3월11일
      • 읽기 소요시간

      한경비즈니스

      [베인의 위닝 전략] ‘60% 규칙’ 급부상하는 제약·바이오 투자…인수 후 성과가 밸류를 가른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바이아웃 딜 규모 추이. 자료=베인앤드컴퍼니·그래픽=송영 기자

      [한경비즈니스=베인앤드컴퍼니 윤성원 대표파트너·조영석 부파트너] 글로벌 헬스케어 사모펀드(PE) 시장이 다시 ‘거래의 계절’로 들어섰다. 2025년 헬스케어 PE 딜 규모는 1900억 달러를 넘겨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바이아웃 건수도 445건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제약·바이오 영역에서도 대형 거래가 이어지며 ‘살 만한 자산’에 돈이 몰리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투자자들의 관점이 조금씩 바뀌는 추세다. ‘무엇을 샀는가’ 못지않게 ‘인수 후 무엇을 바꿔 성과를 만들었는가’가 매각 및 상장 등 출구 가격을 결정한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테크업계 ‘40% 규칙’ 뛰어넘는 제약업계 ‘60% 규칙’ 

      글로벌 헬스케어 IT 시장에선 ‘60% 규칙(rule of 60)’이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했다. ‘60% 규칙’은 기업의 연간 매출 성장률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을 더했을 때 60%를 넘어야 상위권 성과로 간주하는 업계의 기준을 말한다. 슬로건이 아니라 운영 목표다.

      과거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표 잣대였던 ‘40% 규칙’보다 더 높은 문턱을 요구한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대목이다. 이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유망하다’는 기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매출을 키우면서 이익도 동시에 남기는 구조를 인수 후에 설계·실행해야 출구에서 프리미엄이 붙는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제약·바이오에서 ‘인수 후 성과’를 가장 빨리 재무지표로 보여주는 영역은 제약 IT 분야다. 이 분야는 제약 연구개발·임상·품질·데이터 관리를 돕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력인데 ‘60% 규칙’이 제약·바이오 밸류체인으로 확산되면 의미는 명확하다.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성과 지표가 밸류에이션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특정 서비스의 “도입 건수가 늘었다”라는 설명만으로는 투자자를 설득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가격과 상품 구성을 다시 짜고, 기존 고객에게 업셀·교차판매 등을 통해 추가 기능을 더 팔고, AI로 비용을 줄이거나 새 매출원을 만드는 방식으로 인수 후 계획을 기본 시나리오로 깔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생성형 AI의 부상은 기회이자 리스크다. 백오피스 자동화로 비용을 낮추고 신제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AI를 앞세운 신흥 경쟁자가 더 싼 가격, 다른 과금 방식으로 시장을 흔들 수도 있다.

      그래서 “AI를 붙였다”가 아니라 AI로 무엇을 자동화해 비용을 얼마만큼 줄이고 어떤 기능을 새로 묶어 매출을 얼마나 키울지까지 경영 계획에 박아 넣는 것이 ‘인수 후 성과’의 핵심이 된다. 

       

      의사그룹 투자, ‘경영 혁신’ 통한 프리미엄 전략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의사그룹(physician groups)’ 투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의사그룹이란 안과·피부과·비뇨기과·소화기내과 등 여러 개의 전문 클리닉을 한 회사처럼 묶어 운영하는 플랫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의사들은 진료를 계속하고 본사 중앙 조직이 채용·마케팅·IT·예약·보험청구·수납 같은 운영을 표준화해 ‘진료는 더 잘, 운영은 더 싸게’ 만드는 구조다. 의사그룹이 공급자 투자에서 여전히 큰 테마지만 2021년 이후 거래 비중은 낮아졌다.

      의사그룹 거래가 글로벌 공급자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8%에서 2025년 23%로 내려갔고 2024년에는 19%까지 떨어졌다. 북미가 글로벌 공급자 거래금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인력난과 공·사보험의 보상 압박이 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그럼에도 의사그룹에 대한 투자 논리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전망 덕분이다. 현재 의사그룹은 여러 병원을 그냥 묶어 놓은 형태인 ‘느슨한 연합’이 대다수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면 한층 더 밸류업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핵심은 중앙 조직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공유 인프라를 깔아 의사들이 고품질 진료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밸류업 성과를 만드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의사들이 ‘여기서 일하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의사 경험 개선과 환자·의뢰처와의 연결을 강화하고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운영을 개선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성과 기반 지불 같은 새 진료 모델과 부가서비스·인접 서비스도 주요 성장동력이다. 인수 뒤 시스템·조직을 합치는 통합 계획을 미리 세우는 한편, AI를 활용해 프런트·백오피스(현장·관리 업무)와 청구·수납(수익관리)을 최적화해 ‘센터의 힘’을 강화하는 전략 등도 주된 방법론으로 꼽힌다.

       

      제약 서비스 투자도 ‘매출 가시성’이 핵심 요인 

      CRO·CDMO·CMO 같은 제약 서비스도 장기적으로 투자 수요가 꾸준한 분야로 꼽힌다. 제약사가 외부 전문 파트너를 활용해야 비용과 속도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엔 이 분야 역시 ‘아무 포트폴리오나 다 오른다’는 장세가 아니다.

      바이오텍 자금 조달이 둔화하고 임상시험 착수가 줄면서 제약 서비스 수요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서서히 되돌아가는 흐름이 관찰됐다. 특히 초기 단계·신약 탐색 프로그램 분야에서 이런 흐름이 도드라진다. 여기에 관세, 특정 법안, 백신 정책, 약가 제도 변화 같은 변수들이 공급망과 가격 체계를 흔들며 불확실성을 키웠다.

      그 결과 투자 전략은 더 선별적으로 바뀌고 있다. 큰 축은 세 가지다. 첫째, 규모와 차별성이 분명한 ‘프리미엄 자산’을 가려내는 것. 둘째, 운영이 비효율적인, 즉 덜 최적화된 중소형 플랫폼을 사서 생산성·품질·원가를 개선해 성장 여력을 끌어올리는 것. 셋째, 정책 충격에 덜 흔들리는 사업 모델을 고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임상 사이트 네트워크(환자 모집·시험 수행을 담당하는 병원·기관 네트워크), 제조 기반 사업, 미국 시장 판매 노출이 제한된 사업 등이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는 영역으로 언급된다. 이때 핵심 키워드가 ‘매출의 가시성’이다.

      장기 프로그램 비중이 높고, 큰 제약사 고객 비중이 높아 계약이 안정적이며, 반복 매출이 쌓이는 구조일수록 출구에서 더 좋은 값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제약 서비스 딜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이 기록은 일부 대형 알짜 매물이 끌어올린 측면이 크고,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는 점이 함께 제시됐다. 투자자들이 이제 ‘좋은 자산을 비싸게 사는 것’보다 인수 후 운영개선으로 성과를 만들어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이유다.

       

      딜 소싱보다 중요한 ‘애프터’ 관리 

      딜 시장의 온기가 돌아왔다는 사실은 출발점에 불과하다. 제약·바이오가 시장을 이끌고 제약 IT·서비스에서 대형 거래가 늘어날수록 역설적으로 ‘인수 후 성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그래서 다음 승부는 ‘딜 소싱’이 아니라 딜 메이킹 이후(‘애프터’)에서 갈린다. 가격·상품 구성을 다시 짜고, 고객당 매출을 늘리고, AI로 비용을 낮추고, 필요한 애드온 M&A로 플랫폼을 완성하는 실행력이다.

      특히 한국 자산은 내수만으로 프리미엄을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확장 로드맵(타깃 국가·채널·파트너십·인허가)을 인수 초기에 설계하고 동시에 제조·공급망·SG&A 효율화로 EBITDA를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전방위 밸류업이 중요해진다.

      결국 ‘좋은 자산을 사는 것만큼 인수 후 성과를 설계하고 끝까지 구현하는 것’이 한국에서도 제약·바이오 PE의 새 표준이 되고 있다. ‘한국형 Rule of 60(해외 성장+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숫자로 증명하는 플레이북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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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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