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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드컴퍼니의 新경영 <7> 영업시간 75%가 잡무?… AI로 생산성 극대화

베인앤드컴퍼니의 新경영 <7> 영업시간 75%가 잡무?… AI로 생산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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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드컴퍼니의 新경영 <7> 영업시간 75%가 잡무?… AI로 생산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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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과거 ‘영업은 발로 뛴다’는 말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의 발만으로는 경쟁이 버거운 시대다. 생성 AI(Generative AI)가사무직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영업 현장도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바뀌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가 전 세계 550개 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세일즈·마케팅·고객 지원이 생성 AI의 ‘1차 변곡점’이 될 기능으로 꼽힌다. 이들 영역에서 이미 기술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만 해도 약 40%에 이른다. 그럼에도 많은 영업 조직의 인공지능(AI) 도입은 파일럿 단계에 머물며,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본격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야말로 AI 잠재력과 현실 사이 ‘실행 격차’가 가장 큰 기회 영역이라는 의미다.

 

AI 덕분에 수주 성공률 30% '껑충'

많은 기업에서 영업 사원은 하루의 약 25%만 실제 고객을 만나거나 설득하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75%는 제안서 작성, 내부 보고, 가격 검토, 고객관계관리(CRM) 입력, 자료 검색 같은, 이른바 ‘가욋일’ ‘주변 업무’ 등 비(非)주력 업무가 차지한다.

전문가는 AI가 이 비주력 업무 상당 부분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통해 실제 영업 활동에 쓰는 시간을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늘릴 수 있고, 동시에 영업 단계별 전환율을 끌어올려 수주 성공률을 30% 이상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다양한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한 테크 기업은 잠재 고객 정보를 CRM·웹·외부 데이터에서 자동으로 모아 분석한 뒤, AI가 고객 성향에 맞춘 이메일을 보내 1차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잡무를 줄이고 있다. 사람이 일일이 목록을 만들고 메일을 쓰던 일을 AI가 대신해 주면서, 영업 사원은 가능성이 큰 리드(lead)에만 집중해 후속 미팅을 잡는다. 또 다른 소비재 기업에서는 영업 사원이 화상 미팅 중에 제품 스펙이나 경쟁사 정보가 필요할 때, AI가 사내 자료와 경쟁사 스펙 라이브러리를 실시간 검색해 설명 문장과 비교 포인트를 바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핵심은 ‘시간만 줄이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AI는 통화 녹취, 이메일, 미팅 노트를 학습한 뒤 어떤 고객이 어떤 메시지에 반응했는지 패턴을 찾아 다음 행동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이 유형의 고객에게는 가격 인하보다 제품·서비스를 묶은 번들이 더 높은 수주율을 보였다’는 식의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수준까지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 AI 어시스턴트 패키지'로 확산

과거 영업 분야에서 AI가 가격·수요 예측 등 일부 영역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리드 생성에서 애프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영업 라이프사이클 전(全) 단계에 걸쳐 25개 안팎의 업무 영역이 유효한 후보로 제시된다.

영업 문서 작성부터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입찰 제안 요청서(RFP)가 들어오면, 관련 부서가 며칠씩 붙어 제안서를 만들었다. 지금은 AI가 과거 수주에 성공했던 제안서를 학습한 뒤, 이를 토대로 먼저 초안을 쓴다. 그다음, 담당자가 이를 검토·수정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고객 업종, 과거 구매 이력, 관심사 데이터를 조합해, 프레젠테이션과 브로슈어를 ‘고객 맞춤 버전’으로 자동 생성하는 사례도 많이 확산하는 추세다.

생성 AI의 강점은 비정형 텍스트를 이해하고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이를 활용해 제안서, 발표 자료, 브로슈어 등 마케팅 자료를 고객별로 세밀하게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실제 응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업은 개별 기능을 하나씩 붙이는 대신 ‘솔루션 패키지’라는 묶음으로 설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한 리테일 기업이 운영하는 ‘영업 AI 어시스턴트’ 패키지는 다음과 같다. △회의 내용을 자동 요약하고 후속 행동을 제안하는 미팅 어시스턴트 △고객·제품 정보를 바탕으로 제안서와 발표 자료를 만들어주는 자동 자료 생성기 △상담 중 실시간 질문·응답을 추천하는 라이브 가이드다. 여러 기능이 한 패키지에 담겨 있는 것이 핵심이다. 리드 발굴, 계정 세분화, 캠페인 기획, 메시지 테스트를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해, 마케팅과 영업이 함께 쓰는 ‘통합 운영 대시보드’도 종종 목격되는 ‘영업용 패키지’다. 특정 역할을 중심에 두고 이러한 다양한 응용 사례를 연계해 설계할 때, 조직이 체감하는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보다 어려운 건 데이터와 '일하는 방식' 바꾸기

문제는 많은 기업이 여전히 ‘파일럿의 함정’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은 팀·지역·개인마다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다르고, 매출만 나오면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여기에 영업·마케팅 데이터가 CRM, 마케팅 자동화, 견적 시스템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품질 관리도 느슨해 AI가 믿고 쓸 단일 데이터 기반을 만들기 쉽지 않다. 데이터 정리, 프로세스 표준화, 의사 결정 과정 등이 영업 AI 확산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따라서 영업 AI 전환의 성패는 특정 솔루션 선택보다 데이터와 프로세스 재설계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접근 방식은 명확하다. 먼저 고객 여정과 영업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그려보고, 어느 지점에서 AI가 가장 큰 효율을 낼지 경영진이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다음에는 오래되거나 부정확하고, 서로 중복된 데이터·콘텐츠를 과감히 걷어내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좋은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실제 프로젝트 중에는 데이터의 최대 80%를 삭제·정리한 뒤에야 본격적인 AI 적용이 가능해졌다는 경험담도 나온다. 완벽한 데이터가 아니라, 파일럿을 빠르게 돌릴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데이터부터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조직·인사 측면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효율이 높아질수록 ‘AI가 내 일을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도입 과정에서 현장에 저항이 생긴다.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영업 사원과 마케터가 안심하고 기술을 쓰게 하는 공감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단순 교육이 아니라, 도입 초기부터 실무자가 설계 과정에 참여하게 하고, 성과 지표도 ‘도구 사용률’이 아니라 매출·마진, 리드 타임 개선 등 비즈니스 결과 중심으로 다시 짜야 한다.

국내 기업으로서도 영업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에 가까운 의제가 되고 있다. 제조·정보기술(IT)·서비스 등 업종을 막론하고 많은 영업 조직이 아직도 보고서 작성, 내부 결재, 수기 시스템 입력에 상당한 시간을 쏟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제 판매 활동 시간이 25% 수준에 그친다면, 이는 AI를 통해 두배까지 늘릴 수 있는 ‘숨은 자산’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일즈 사이클에서 전환율을 계단식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성장 방정식을 바꾸는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영업은 발로 뛴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이제 그 발걸음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AI와 함께 결정하는 시대다. 먼저 AI와 함께 뛰기 시작한 기업이 영업 현장의 룰을 다시 쓰고, 뒤늦게 따라가는 기업은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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