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

[경제칼럼] 지속 가능성 혁명 성공하고 싶나요

[경제칼럼] 지속 가능성 혁명 성공하고 싶나요

  • 2021년5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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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지속 가능성 혁명 성공하고 싶나요

 

[매경이코노미=최원표 베인앤드컴퍼니 대표]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있다. 1965년 페어차일드 연구원으로 있었던 고든 무어가 마이크로칩 용량이 18개월마다 2배가 될 것이라 예측하며 만든 법칙이다. 1975년 24개월로 수정됐다. 그의 말대로 반도체 기술은 혁명을 이뤄냈고, 이후 디지털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최근 디지털 못지않은 새로운 ‘혁명’이 또 일어났다. 바로 지속 가능성 혁명(sustainability revolution)이다. 지속 가능성이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기업이 환경과 사회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기업이 이를 생존의 문제로 체감하며 적극적으로 혁신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변화 속도가 ‘디지털 혁명’과 견줘 빠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혁명 단계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거치면서다. 일시적으로는 위생 안전을 이유로 일회용 제품 사용이 증가하는 등 오히려 지속 가능성에 반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받고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게 됐다. 지속 가능성이 산업 변화를 부르고 기업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지속 가능성 혁명에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베인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일반적인 변화 노력은 12% 성공한다. 반면 지속 가능성 계획의 성공률은 4%로 상당히 낮다. 그렇다면 기업이 행동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첫째, 대담한 전략적 선택이다. 다시 말해 ‘파괴적 혁신’으로 변화에 나서야 한다. 일례로 핀테크 기업 출현으로 기존 은행은 전략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식품 회사라면 고객의 달라진 식습관보다 더 빠르게 변신해야 한다. 미국에서 채식주의자 수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600% 증가했는데, 식품 기업은 이 같은 트렌드보다 앞서갈 전략이 절실하다.

둘째, 제품을 재창조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 혁신은 탄소 배출량, 폐기물 감소, 건강 증진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생산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새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는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치약을 담기 시작했다. 국내 대기업 역시 지속 가능성 기반 신사업 발굴,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셋째, 운영 방식 재검토도 절실하다. 디지털 기술은 산업 전반의 운영 전략을 바꿨다. 지속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월마트는 어떤 채널이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더 효율적인지 이해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과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용을 측정했다. 이를 통해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운영 전략을 만들어냈다.

넷째, 혁신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 이슈는 단일 회사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70개국 400개 소비재 회사로 구성된 네트워크인 ‘소비재 포럼’은 유통 기한 혼란을 없애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식품 날짜 라벨 표준화’에 나섰다. 플라스틱 가치사슬에 속한 40개 기업이 개발도상국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을 장려하는 솔루션을 마련한 사례도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8호 (2021.05.12~2021.05.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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