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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의 위닝 전략] 글로벌 기업들이 증명한 ‘AI 운영 혁신’ 성공 방정식…“실행 역량이 관건”

[베인의 위닝 전략] 글로벌 기업들이 증명한 ‘AI 운영 혁신’ 성공 방정식…“실행 역량이 관건”

  • 2026년7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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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의 위닝 전략] 글로벌 기업들이 증명한 ‘AI 운영 혁신’ 성공 방정식…“실행 역량이 관건”

[베인의 위닝 전략 - AI 운영 혁신 시리즈 ① 소비재·유통]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매장 진열대에 놓인 제너럴밀스 시리얼. 사진=AFP·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 베인앤드컴퍼니 박지호 파트너·최태호 부파트너] 소비재 기업의 오랜 성장의 무대는 매대와 광고판이었다. 눈길을 끄는 신제품을 내놓고 브랜드를 알려 더 많이 파는 것이 주된 성장 공식이었다. 인공지능(AI)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가장 먼저 활발히 투입된 곳은 소비자 접점 분석이었다.

그러나 매대 위 싸움만으로 버티기에는 시장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뛰면서 제품 가격에 비용을 얹을 여지는 좁아졌고 온라인 채널 확대와 소셜미디어 지형 변화로 수요는 예측불허로 출렁이는 경우가 잦아졌다. 한쪽 매장에서는 물건이 동나고 다른 쪽에서는 재고가 쌓이는 일이 함께 벌어지고 있다.

AI 혁신의 무게중심이 소비자 앞단에서 회사 안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운영을 얼마나 정교하게 굴리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컨대 세계 최대 맥주 기업은 AI 수요 예측으로 과잉 생산과 폐기를 덜어내고 있고 미국의 대형 식품기업은 생산과 물류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한데 묶은 AI 시스템으로 한 해 수백만 달러를 아끼는 중이다.

수요 예측과 생산 계획, 공급망 시뮬레이션에 생성형 AI까지 끌어와 재고·생산·물류·구매를 하나로 묶어 돌리는 ‘운영 혁신’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유통 업계를 시작으로 업계별 운영 혁신의 현황과 주요 성공 사례를 짚어본다.

 

원가 절감의 답은 운영 혁신에 있다

운영 혁신 도입에 따른 이득의 크기를 생각하면 내부 프로세스 혁신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과제다. 회사의 매출원가 대부분이 생산과 구매, 물류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기업 제너럴밀스의 사례가 그 규모를 보여준다. 이 회사는 북미 지역에서만 공급사 4000여 곳과 공장 200곳 이상을 두고 한 해 약 120만 건의 주문을 처리한다. 운영 인력이 연 5000만 건에 이르는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100억달러 규모의 매출원가를 좌우한다.

제너럴밀스는 ERP와 생산 라인, 물류에 흩어져 있던 200개가 넘는 데이터 테이블을 하나의 구조로 모으고, 실시간으로 주문과 물류망을 어떻게 조정할지 제안하는 AI 실행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목할 점은 AI에 결정을 통째로 맡기는 대신 사람이 최종 판단에 개입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권고를 채택하는 비율이 70%를 넘어섰고 연 1400만달러, 하루 약 4만달러를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을 도입한 것만이 아니라 현장이 그 권고를 신뢰하고 따르도록 프로세스를 설계한 것이 성과의 열쇠였다.

육가공 기업 타이슨푸즈는 물류와 재고, 생산 곳곳에 AI를 붙였다. 그 결과는 전반적인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예컨대 트럭 적재 비율을 46%에서 87%로 끌어올려 4000만달러를 아꼈다. 냉장창고에 쌓인 제품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며 폐기를 줄였고 26개 가공식품 브랜드의 수율을 개선해 1000만달러를 추가로 절감했다.

수요 변동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정면으로 푼 곳도 있다. 세계 최대 맥주 기업 하이네켄은 계절과 지역에 따라 출렁이는 수요 탓에 생산 계획이 복잡했다. ERP와 구매, 유통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하나로 모은 뒤 예측 분석을 적용해 정확도를 높였다. 과잉 생산과 폐기가 줄었고 운송 경로와 재고를 다시 짜 유통 비용도 낮췄다.

원가 구조 자체를 다시 들여다본 사례도 있다. 미국 주류 기업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원가는 낮추되 동일한 맛과 식감을 유지하는 품종 배합 규칙을 정의하고 원액 조달, 제품 사양, 품목 정리를 세 축으로 공급망 전반을 진단한 뒤 핵심 영역에 단기 집중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이를 통해 약 7000만~8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총이익 개선 기회를 찾아 실행에 옮겼다. 무엇을 손대야 효과가 큰지 먼저 진단하고 부서 간 협의체를 세워 실행을 뒷받침한 것이 핵심이었다.

생산·물류망 자체를 다시 설계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사례도 있다. 한 글로벌 스낵 제조사는 노후화한 제조 네트워크가 신제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기존 네트워크 안에서 생산을 최적화하는 방안부터 최신 설비를 갖춘 공장으로 네트워크를 새로 짓는 방안까지 여러 시나리오를 비교한 끝에 새 성장 공장을 짓고 오래된 품목의 생산을 더 효율적인 공장으로 옮기는 안을 택했다.

이 작업으로 영업이익률을 60%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한 글로벌 풋웨어 기업은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다시 짜 약 9000만달러의 마진을 확보했다. 재고를 1000만 단위 이상 줄였고 배송 기간도 이틀 단축했다.

 

성과를 다른 조직으로 확산해야

운영 혁신의 관건은 성공 방정식의 확산이다. 한 부서에서 성과를 냈다고 끝이 아니다. 그 방식이 조직 전체의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지 못하면 AI 투자는 일회성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확산을 가르는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현장이 받아들이느냐다. 제너럴밀스가 AI에 결정을 통째로 맡기지 않고 사람이 최종 판단에 개입하는 방식을 고른 것도 현장이 권고를 신뢰하고 따르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정교한 모델이라도 현장 작업자가 그 결과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숫자는 바뀌지 않는다.

다음은 반복할 수 있느냐다. 타이슨푸즈는 한 번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활용 사례를 2년에 걸쳐 20개 이상으로 넓혔다. 한곳에서 검증한 방식을 다른 공정과 거점으로 옮길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떤 순서로 어떻게 바꿨는지를 재현 가능한 형태로 정리해 둔 결과다. 성공 사례를 ‘패키징’해 두지 않으면 확산은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이 된다.

마지막은 넘겨받을 수 있느냐다. 외부의 도움으로 만든 분석 도구라도 프로젝트가 끝난 뒤 고객사가 직접 운용할 수 있어야 역량이 안에 남는다. 컨설팅이 끝나면 도구도 멈추는 식이라면 성과는 그때뿐이다. 이 세 가지가 받쳐지지 않으면 잘 만든 파일럿 프로젝트도 결과 보고서 한 장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AI는 왜 운영 현장을 비켜갔나

유통 업계에서 AI가 조직 전반에 스며들지 못하고 소비자 앞단에 먼저 자리 잡은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광고 성과나 판매 시점 데이터처럼 디지털로 잘 정리된 자료가 이미 쌓여 있어 AI를 붙이기 쉽다. 효과도 매출이라는 숫자로 곧장 드러나 투자 대비 성과를 설명하기 좋다.

마케팅과 소비자 분석은 성장 내러티브와 직결되는 영역이기에 경영진의 관심도 자연스레 먼저 닿는다. 그러나 운영 혁신은 정반대다. 우선 데이터부터 골치 아프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생산라인, 물류 설비가 제각각 돌아가는 탓에 자료를 한데 묶는 일부터 만만치 않다.

무엇을 얼마나 만들지 정하는 일에는 원료가 완제품으로 바뀌는 비율인 수율, 그리고 원료 구성을 적은 자재명세서(BOM)처럼 깊은 현장 지식이 필요하다. 보통 성과 지표도 매출이 아니라 원가 절감으로 나타나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정작 회사의 원가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영역이 가장 까다롭고, 그래서 가장 늦게 손길이 닿곤 한다. 분명한 것은 AI 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어느 영역부터 손대야 효과가 큰지 제대로 진단하고 한곳에서 낸 성과를 조직 전체로 퍼뜨리는 실행 역량이 없으면 AI 투자는 시범 도입, 곧 파일럿 단계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다.

 

기술보다 실행, 진단하고 확산하는 역량

운영 혁신이 까다로운 이유를 정리하면 분명해진다. 데이터가 흩어져 있어 묶는 일부터 어렵고, 자재명세서 같은 깊은 현장 지식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소프트웨어를 까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성과가 난다.

소비자 앞단보다 한참 손이 많이 간다. 그래서 현실적인 길은 정해져 있다. 내부 데이터만으로 며칠 안에 어디에 기회가 얼마나 있는지 빠르게 진단하고, 효과가 큰 영역에서 먼저 성과를 증명한 뒤 이를 조직 전반으로 넓히는 순서다.

이 과정에서 진단 도구와 실행력을 함께 갖춘 외부 파트너의 역할이 커진다. 기술을 사다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 거듭 확인되기 때문이다. 앞선 사례의 기업들이 외부 데이터·AI 파트너와 손잡고 움직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디서 시작할지 함께 짚어 주고 성과를 조직에 안착시키는 데까지 따라붙는 파트너가 있어야 투자가 파일럿에서 멈추지 않는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압력은 더 날카롭다. 원유·곡물·유지류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핵심 품목의 수요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여기에 관세를 둘러싼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수입산의 국내 진출 확대는 국산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이미 여러 국내 소비재 기업이 매출은 늘어도 원가 상승 탓에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국면에 놓여 있다. 마케팅과 소비자 분석에 AI를 들이는 단계를 넘어 이제 수요 예측과 생산, 공급망이라는 운영 현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AI의 다음 전장은 소비자 앞단이 아니라 운영 현장이다. 그리고 그 승부는 어떤 기술을 사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시작할지 진단하고 성과를 조직에 퍼뜨리는 실행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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