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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드컴퍼니의 新경영 <13> 양자 컴퓨팅, 불가피한 현실로… 최대 2500억弗 시장 열린다

베인앤드컴퍼니의 新경영 <13> 양자 컴퓨팅, 불가피한 현실로… 최대 2500억弗 시장 열린다

  • 2026년6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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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드컴퍼니의 新경영 <13> 양자 컴퓨팅, 불가피한 현실로… 최대 2500억弗 시장 열린다

/사진 셔터스톡

[이코노미조선=신문섭 베인앤드컴퍼니 대표파트너] “쓸 만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려면 20년은 걸린다.” 

2025년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던진 한마디는 양자 컴퓨팅 관련주를 일제히 폭락시켰다. 이렇듯 양자 컴퓨팅의 대표적 비관론자였던 황 CEO가 달라졌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양자 컴퓨팅 전용 인공지능(AI) 모델 ‘아이징(Ising)’을 공개, 시장 재진입을 선언했다. 황 CEO는 “AI는 양자 컴퓨팅을 실용화하는 데 필수”라고 강조했다. 양자 시대의 도래가 황 CEO의 발언으로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양자 컴퓨팅은 큐비트(Qubit·양자 컴퓨터의 연산 단위)의 특성을 이용해 기존 컴퓨터가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를 빠르게 병렬 계산하는 기술이다. 큐비트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 상태를 띨 수 있다. 고전 컴퓨터의 비트가 0 또는 1만 표현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계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는 이유다. AI 시대의 고질적 연산 병목을 해결할 핵심 열쇠로 꼽히는 배경이다.

최근 2년 사이 큐비트의 정밀도를 뜻하는 피델리티와 오류 정정 기술, 스케일링에서 잇따라 돌파구가 열렸다. 업계에서는 양자 컴퓨팅 상용화가 ‘가능한지’가 아니라 ‘언제’ 의 문제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 센싱, 양자 통신,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양자 어닐링(annealing) 등 양자 기술의 다양한 갈래가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구글·IBM·MS, 양자 컴퓨팅 투자 경쟁 가속

알파벳(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는 관련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IBM은 20~30년에 걸쳐 여러 세대의 양자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학계와 산업계 사용자를 직접 지원하며 시장 탐색을 이끌고 있다. 상용화 초기인 만큼 특정 기술이나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지는 못한 상태다.

응용 영역은 크게 네 가지다. 신약 개발,금융 리스크 관리, 에너지, 화학 소재 설계가 포함되는 시뮬레이션 분야(300억~500억달러), 금융 포트폴리오,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 분야(200억~400억달러), 머신러닝 플랫폼·서비스(500억~1500억달러), 정부 수요 중심의 암호 분야(10억~100억달러)다. 양자 컴퓨팅이 본격 상용화되면 제약·금융·물류· 소재 과학 등에서 최대 2500억달러(약 377조원)의 시장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양자 하드웨어·서비스 시장은 연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양자 컴퓨터가 물류 최적화, 포트폴리오 분석 등 초기 실용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2035년까지 50억~150억달러(약 7조5400억~22조62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나, 2500억달러 잠재력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상용화 막는 네 가지 장벽

잠재력이 온전히 실현되려면 네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첫째, 하드웨어 성숙도 문제다 . 큐비트가 양자 상태를 유지하는 코히어런스(coherence) 시간을 늘려야 한다. 고전 데이터를 양자 정보로 변환하는 데이터 로딩 기술, 피델리티 손실 없이 큐비트를 조작하는 제어 기술의 병목도 풀어야 한다. 반도체 트랜지스터와 달리 큐비트는 수가 늘어날수록 상호 간섭과 오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무어의 법칙에 비견되는 발전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도전이다.

둘째, 알고리즘 성숙도 문제다. 기존 알고리즘 최적화에서는 성과가 있으나, 새로운 양자 알고리즘 개발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셋째, 양자 머신러닝(QML) 분야의 불확실성이다. 잠재 시장가치의 절반 이상인 약 1500억달러가 이 영역에 집중돼 있으나 대부분 이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생성 AI나 거대 언어 모델(LLM) 같은 고부가가치 머신러닝 영역은 양자 적용 가능성이 가장 불투명하다.

넷째, 실질적 투자 수익 확보의 어려움이다. 시뮬레이션이나 최적화 같은 주요 양자 타깃은 이미 슈퍼컴퓨터 등 기존 컴퓨팅으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양자 컴퓨팅이 정당화되려면 고전 방식의 한계가 분명한 영역에서 지속적 우위를 입증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단일 돌파구보다 점진적 곡선을 전망한다. 향후 5~10년 내 좁은 영역에서 초기 양자 우위가 나타나고, 이후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시나리오다. 

 

가장 즉각적 파급효과는 사이버 보안

양자 컴퓨팅의 가장 즉각적 파급효과는 사이버 보안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양자 컴퓨터가 최첨단 암호를 깨지는 못하지만, 일부 악의적 조직은 이미 ‘지금 수확하고, 나중에 해독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암호화된 민감 데이터를 지금 대량 수집해두고 양자 컴퓨팅이 성숙하면 해독하겠다는 것이다. 

대응책으로 주목받는 것이 포스트 양자 암호(PQC·Post-Quantum Cryptography)다. 양자 컴퓨터로도 깨기 어려운 새로운 암호화 방식이다. 최근 정보기술(IT) 보안 전문가 조사에서 시니어 기술 리더의 95%가 양자의 사이버 보안 위험을 인지했고, 97%는 향후 10년 내 실질적 위협이 될 것으로 봤다. 73%는 5년 내, 32%는 3년 내를 전망했다. 대응 로드맵을 갖춘 기업은 9%에 불과했다. 위험 인식과 실제 준비 사이의 극심한 괴리다.

 

대체가 아닌 보완, 모자이크형 미래

양자 컴퓨팅은 기존 컴퓨팅을 대체하지 않고, 보완하는 형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기존 시스템이 한계를 보이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타깃형 역할’을 수행하면서 더 넓은 솔루션 모자이크의 한 조각이 되는 그림이다. 초기에는 슈퍼컴퓨터 영역 일부를 대체하고, 이후 기존 컴퓨팅과 하이브리드로 결합하며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미래의 컴퓨터는 양자 프로세서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특화 가속기와 나란히 배치되는 모자이크가 될 것이다. 이들을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엮어낼 수 있는 기업이 승리한다.

기업에 당장 시급한 것은 포스트 양자 시대를 대비한 데이터 보안이다. 양자 컴퓨팅을 인식하는 단계에서 전략 로드맵, 생태계 파트너십, 파일럿 프로그램을 갖추기까지 평균 3~4년이 소요된다. 연구개발(R&D)에서 사업 부문으로 유스케이스를 이전하고 학습 곡선을 올라가는 데만 6~9개월이 걸린다. 숙고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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