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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M&A 활황 속 ‘승자의 역설’… 통합·AI 전환까지 해내야 성공

[Interview] M&A 활황 속 ‘승자의 역설’… 통합·AI 전환까지 해내야 성공

  • 2026년7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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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M&A 활황 속 ‘승자의 역설’… 통합·AI 전환까지 해내야 성공

[이코노미조선=수잰 쿠마르 베인앤드컴퍼니 글로벌 M&A 부문 수석 부사장] “현재 전략적 투자 기업의 최대 고민은 ‘승자의 역설(Winner’s Paradox)’이다. 복잡한 거래 가치를 실현함과 동시에 인수 후 통합과 인공지능(AI) 전환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딜레마다.”

컨설팅 그룹 베인앤드컴퍼니의 수잰 쿠마르(Suzanne Kumar) 글로벌 인수합병(M&A)부문 수석 부사장은 2026년 글로벌 M&A 시장의 핵심 리스크를 이렇게 짚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M&A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41% 증가하며 사상 두 번째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은 77%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에너지·헬스케어·산업재·기술 등 주요 산업에서 초대형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활황 이면에는 뚜렷한 모순도 있다. 기업의 자본 지출 중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머물렀다. 반독점 규제는 강해졌고, AI 혁명은 전통적인 기업 가치 평가 방식까지 흔들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쿠마르 수석 부사장에게 격변하는 M&A 시장이 맞닥뜨린 모순의 본질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M&A 시장은 활황이었지만, 정작 기업의 자본 지출 중 M&A 비중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지난 10년간 S&P 글로벌 지수 편입 기업의 현금 지출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7%까지 낮아지며 30여 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재무 체력은 양호하지만, 자본 투자처가 다양해지면서 M&A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7대 기술 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 기업의 경우 2025년 1~3분기 AI 인프라 설비투자(CAPEX)와 연구개발(R&D)에만 약 5000억달러(약 768조5000억원)를 투입했다. 이는 M&A 추진 기준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사회가 딜의 가치를 더 면밀하게 검증하는 추세인 만큼, 기업은 거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철저한 실사를 진행해야 한다.”

 

‘스코프 딜(scope deal)’이 대형 거래의 60%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스케일 딜(scale deal)’과 어떤 차이가 있나.

“스케일 딜이 비용 시너지와 사세 확장을 통한 기존 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면, 스코프 딜은 성장성이 더 큰 신시장에 진입하거나 새로운 기술·역량을 사와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재편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5370억원) 이상 거래 중 스코프 딜 비중은 60%까지 치솟았다. 자체 집계 이래 최고치이자, 최근 10년 평균(48%)을 크게 웃돈다. 이런 흐름은 기술혁신, 탈세계화, 수익 풀(profit pool) 이동 등 사업 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반영한다. 기존 동력만으로 지속 성장이 어려워진 지금, 스코프 딜은 사업 재편을 위한 가장 빠른 선택지가 되고 있다.”

 

메가딜(초대형 거래) 절반 이상이 M&A 초보 기업에 의해 추진된 것도 흥미롭다.

“지난해 50억달러(약 7조6800억원) 이상 메가딜 중 약 59%는 M&A 경험이 적은 기업(최근 10년간 연평균 1건 미만)이 추진했다. 상당수는 자사 시가총액의 50%를 넘는 대형 거래였다. 다만, 이 흐름은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탄탄한 전략에 기반한 과감한 투자는 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그러나 50억·100억달러 규모의 기업 통합은 딜 경험이 풍부한 기업에도 쉽지 않다. 많은 기업이 공동의 비전, 통합 운영 모델, 조직 문화 이질성 극복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간과한다. M&A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전략적 방향성이 모호하거나 이 질문에 신속히 답하지 못한다면,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

 

반독점 규제 강화로 어크하이어(인재 영입 목적 인수)나 소수 지분 투자 같은 대안적 거래 구조가 확산하고 있다.

“오늘 한 최선의 선택이 2년 후에는 최선이 아닐 수 있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새로운 거래 구조가 리스크 관리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기술 섹터 내 5억달러(약 7680억원) 이상 전략적 거래 절반이 대안적 구조를 취했다. 소프트뱅크의 오픈AI 투자(400억달러), 메타의 스케일AI 투자(143억달러)가 대표적이다. 합작 법인(JV), 소수 지분 투자, 라이선스 계약 등을 통해 기업은 전면적 M&A 없이도 필요한 역량과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구조는 경영 통제권을 일부 내려놔야 하는 대가가 따르므로, 장기적으로 양측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거버넌스 설계가 수반돼야 한다.”

 

생성 AI가 M&A 거래를 ‘막는’ 사례도 생겼다고.

“AI는 투자 논리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자, 거래 추진 방식을 바꾸는 도구다. 최근 실사 과정에서 거래를 중단한 대표적 요인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인력 기반의 가격 책정 모델이나 AI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데이터·업무 기반 경쟁력이다. 우리는 모든 실사에서 외부 데이터 기반 모델을 구축해 이를 검증한다. 실제 한 헬스케어 기업 실사에서 이 모델로 피인수 기업 기술이 상정했던 것보다 쉽게 경쟁 우위를 잃을 수 있음이 확인돼, 거래가 철회됐다. 도구로서 AI는M&A 전 과정을 혁신한다. 우수한 조직은 AI로 시나리오 기반 로드맵을 수립하고, 외부 데이터 기반 실사 대비 두세 배 빠르게 비용 시너지 기회를 발굴·검증한다.” 

 

현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전략적 투자 기업의 최대 고민은 바로 승자의 역설이다. 복잡한 거래의 가치를 실현함과 동시에 인수 후 통합과 AI 전환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할지에 대한 딜레마다. 많은 경영진이 이를 미룰 여유가 없다는 역설에 직면해 있다. 바로 이러한 딜레마가 이번 M&A 사이클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과제다. 성공적인 기업은 두 가지를 모두 해낼 것이다. AI로 양사의 구매 계약과 공통 고객 기반을 분석해 가치 창출 속도를 두세 배 높이는 한편, 가장 큰 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영역에 집중 투자해 더 넓은 AI 전환의 기반을 함께 마련하는 기업이 다가올 사이클의 승자가 될 것이다.” 

 

Plus Point

한국 대기업,
‘인수’보다 ‘자체 구축’ 선호

‘메가딜 쏠림’ 현상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2024년 797건에서 2025년 590건으로 줄었으나, 같은 기간 결합 금액은 276조원에서 358조원으로 증가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인수(15조1000억원), HD현대그룹의 구조 재편(7조6000억원) 등 초대형 딜이 시장을 견인한 결과다. 

윤성원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대표 파트너는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한 M&A 활용이 아직은 한국 대기업에 낯선 영역”이라며 “조직 문화나 인재 체계 통합 우려로 인수(buy)보다 리스크가 적은 자체 구축(build)을 먼저 검토하는 경향이 짙다”고 했다. 이어 “연평균 1건 이상의 M&A를 진행한 기업이 그러지 않은 기업보다 총주주 수익률이 더 높다는 자체 연구 결과도 있다”며 “AI 전환의 맥락에서 역량 확보형 M&A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추진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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