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기업 군살빼기, 요요현상 막아야 최종 성공

기업 군살빼기, 요요현상 막아야 최종 성공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의 필수 성공 요인은 민첩성이다. 민첩성을 위한 기본 조건은 조직 구조의 단순함(simplicity)이다. 기업은 경기가 나빠지면 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제거하지만 그러다 여건이 좋아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기존의 복잡성을 답습하며 '성장의 역설(paradox of growth)'에 빠지게 된다.

  • 2017년4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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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군살빼기, 요요현상 막아야 최종 성공

베인앤드컴퍼니의 新조직론 ③ / 기업구조 단순화 5가지 방안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의 필수 성공 요인은 민첩성이다. 민첩성을 위한 기본 조건은 조직 구조의 단순함(simplicity)이다. 기업은 경기가 나빠지면 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제거하지만 그러다 여건이 좋아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기존의 복잡성을 답습하며 '성장의 역설(paradox of growth)'에 빠지게 된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사적 비용 절감을 추진한 매출 20억달러 이상의 각국 대기업 중 절반 이상은 자신들의 다이어트 성과에 불만감을 표시했다.

사람에게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이 찾아오는 것처럼 기업도 단순성의 회복과 유지가 녹록지 않다. 이유가 뭘까?

우선 대부분의 경영진은 비용 혁신 프로그램을 단기적인 위기 모면 수단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사업과 조직의 기본적 복잡성과 비용을 대하는 문화는 그대로 두고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각 부서에 축소 목표를 할당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부작용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구성원의 애착이나 미래 성장을 위한 잠재력이 함께 훼손되는 것이다. 서툰 다이어트가 몸을 해치는 것과 같다. 잘못된 비용 절감 프로그램으로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 의심을 품게 되면 유능한 인재들은 이직을 고려하게 마련이다. 비대한 조직 구조를 부작용 없이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방안을 정리했다.

1. 복잡성을 초래하는 근원부터 생각하라

조직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근본 원인이 있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 지역적 분산, 다양한 고객 포트폴리오와 같은 사업 복잡성이 조직 복잡성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놔두고 예산과 인원만 줄이려는 시도를 하면 처음에는 변화가 생기는 듯하다가도 각종 이유로 인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일을 그대로 두고 인력을 줄이면 결국 인력은 다시 늘어나고, 인력을 놔두고 일을 줄이면 필요 없는 일이라도 만들게 된다. 따라서 복잡성의 근본 원인이 되는 사업 복잡성, 조직 복잡성, 업무 복잡성을 통합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2. 영점에서 다시 시작하라

비용과 조직 구조 단순화라는 미션을 받은 팀들이 가장 흔히 시도하는 방법이 전년도 비용과 인력 구성을 기준으로 몇 %를 줄인다는 목표를 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기업이 달성할 수 있는 단순화의 최대 잠재치에 근접하기 어렵다. 대안은 기존의 관점을 180도 바꿔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기존 접근법에서는 조직 규모를 왜 10% 혹은 15% 줄이는 게 타당한지를 정당화하기 위한 분석을 했다면, ZBR-ZBB(Zero-Based Redesign-Zero-Based Budgeting) 같은 기법은 남게 될 비용과 인력이 왜 필요한 자원인지를 백지에서 생각하도록 한다.

3. '형평성' 논리를 경계하라

국내 많은 기업들이 비용과 조직 단순화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 흔히 '고통분담'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는 한 부서가 할당 목표를 채우기 위해 예산을 10% 삭감하고 인력을 15% 감축한다면 다른 부서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모든 부서와 기능이 대동소이한 감축 목표를 할당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무차별적인 감축 압력은 미래 성장을 위한 근육마저 잘라내는 우를 범하기 쉽다.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역설적으로 성장의 새싹을 잘라내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설계에 앞서 전략과 가치 창출에 결정적인 기능과 역량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ZBR-ZBB 프로그램은 상대적인 중요성에 비해 자원이 과다 투입되는 영역을 찾아내고 회사의 자원을 자유롭게(unlock) 하는 철학으로 진행돼야 한다. 여기서 나오는 자원은 성장을 위한 핵심 영역에 투자돼야 한다.

4. 행동과 문화 변화에 투자하라

어렵게 개선한 단순성을 유지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행동과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리더십의 단합된 역할이 중요하다. 누구나 구성원에게 예산과 인력 조정을 요청하는 것은 피하고 싶은 일이다. 이 때문에 "나는 동의하지 않으나 정책이니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내세우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 경우 구성원들은 단순화를 위한 노력을 한때 피해야 하는 나쁜 날씨처럼 여기게 되고, 이전의 모델로 돌아갈 기회를 찾게 된다. 리더들의 롤모델링이 중요한 이유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들을 어떻게 동참시키느냐 역시 중요하다. 위의 모든 원칙을 준수했다고 해도 이 모든 과정이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그 결과만 일방적으로 통보된다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수비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 모든 노력이 기업이라는 배의 순항을 위한 팀의 노력이 아니라 희생을 요구하는 사측과 방어해야 하는 직원의 구도가 되는 것이다. 조직의 단순화 노력은 조직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상시적 체질 개선 노력이 돼야 한다. 커뮤니케이션과 직원들의 공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5. 일회성이 아니라 시스템이 되게 하라

단순성을 유지하려면 비용과 인력 구조에 대한 새로운 원칙이 일상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 조직에 비용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가시성(visibility)을 상세한 활동 단위로 확보해야 한다.

부서별 예산이 얼마나 준수되고 있느냐보다 예를 들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출장비와 같이 활동 단위로 연계해 적절성을 평가할 수 있는 형태로 비용이 추적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각 비용 요소에 대해 적절성을 평가하고 조정할 책임자가 명확해야 한다. 그는 적절한 관리 지표와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단순성 강화가 필요한 부분을 새로운 관점에서 점검하는 일이 일상화돼야 한다.

용어 설명

ZBB(Zero-Based Budgeting) : 관례나 전기의 기준을 무시하고 백지 상태에서 필요와 우선순위에 따라 하는 예산 편성. 특히 베인앤드컴퍼니는 일회성의 예산 조정이 아니라 지속되는 시스템으로서의 ZBB 도입을 강조함.

ZBR(Zero-Based Redesign) : 기존의 조직 구조 혹은 각 조직 단위에 배정된 인력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전략 방향성과 핵심 경쟁력 확보에 요구되는 방향에 근거한 조직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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