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Biz times] 은행·유통·패션…기업 생존 걱정된다? 별동대 `애자일` 투입하라

[Biz times] 은행·유통·패션…기업 생존 걱정된다? 별동대 `애자일` 투입하라

  • 2018년1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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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은행·유통·패션…기업 생존 걱정된다? 별동대 `애자일` 투입하라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디지털 혁신 바람을 타고 최근 10년 새 새롭게 떠오른 혁신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소를 꼽을 수 있겠지만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애자일 조직`을 구축했다는 점도 이들 기업의 주요 공통점 중 하나다. 이들은 피라미드 관료제적 조직 대신 영역을 넘나들며 협업하는 자율적 `셀`을 기반으로 전사적 자원 배분을 유연하게 처리한다. 완벽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기보다 빠르게 고객에게 선보인 뒤 피드백을 받아 개선한다. 직원들은 애자일 팀원으로 변신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하고, 리더들은 군림하는 관리자 대신 애자일 조직을 지원·조율하는 `플레잉 코치` 역할을 맡는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국내 애자일 혁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기업 중 하나다. 베인은 애자일 혁신도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과 분야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마이크 위더스 베인앤드컴퍼니 멜버른사무소 파트너 겸 아시아태평양 애자일 혁신 프랙티스 총괄을 만나 국내 기업의 애자일 혁신 분위기를 물어봤다.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디지털 혁신 바람을 타고 최근 10년 새 새롭게 떠오른 혁신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소를 꼽을 수 있겠지만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애자일 조직`을 구축했다는 점도 이들 기업의 주요 공통점 중 하나다. 이들은 피라미드 관료제적 조직 대신 영역을 넘나들며 협업하는 자율적 `셀`을 기반으로 전사적 자원 배분을 유연하게 처리한다. 완벽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기보다 빠르게 고객에게 선보인 뒤 피드백을 받아 개선한다. 직원들은 애자일 팀원으로 변신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하고, 리더들은 군림하는 관리자 대신 애자일 조직을 지원·조율하는 `플레잉 코치` 역할을 맡는다.

애자일 조직을 향한 혁신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 사례는 네덜란드 ING은행이 2015년 시도한 `굿 투 그레이트(Good to Great)` 프로젝트다.

이 은행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5000곳이 넘는 지점을 보유했지만,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면서 지점 70%가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과감한 `빅뱅식` 애자일 혁신을 추진했다. ING은행은 IT 개발, 제품 운영, 마케팅 등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직원들의 업무를 없앴다. 이후 약 35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각각 소규모 애자일 특공대를 조직해 배치했다. 각 특공대에 있는 2500개의 새로운 직책은 새로운 지원자로 채워졌고, 그들 중 약 40%가 새롭게 업무를 익혀야 했다. 그 결과 고객만족도와 직원들의 몰입도가 향상됐고, 금융상품 개발 속도가 과거 대비 10배 이상 빨라지는 성과를 거뒀다.

유행 주기가 극도로 짧아진 글로벌 패션 산업을 이끄는 H&M, 자라, 유니클로 같은 SPA 브랜드들 역시 애자일 전략을 활용한다. 패션쇼에서 다음 시즌에 유행할 상품을 대량 준비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트렌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특정 디자인이 적용된 상품의 총생산량을 종전의 15% 이내로 줄이고 나머지 85%는 고객과 시장 반응을 관찰하며 지속적으로 디자인을 수정해가며 생산한다.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애자일 혁신에 나서고는 있지만 경영 현장에서 여전히 `구호`에 그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맥킨지와 2016년 국내 100개 기업의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기업문화 및 조직 건강도` 진단에서 참여 기업의 77%가 상습적인 야근,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 낮은 양성평등 문화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지난해 추가로 실시된 심층 진단에 참여한 8개 기업 489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7%가 여전히 기업문화 변화가 없거나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82%는 `캠페인성 개선활동`을 경험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변화를 경험한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국내 애자일 혁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기업 중 하나다. 베인은 애자일 혁신도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과 분야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마이크 위더스 베인앤드컴퍼니 멜버른사무소 파트너 겸 아시아태평양 애자일 혁신 프랙티스 총괄을 만나 국내 기업의 애자일 혁신 분위기를 물어봤다. 이하는 그와 일문일답.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에서는 `구호`에 그치거나 `철 지난 유행어`처럼 바라보는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 왜 애자일 혁신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나오는가.

2001년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애자일` 개념을 정의하고 가장 먼저 도입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애자일 업무 방식은 그 역사가 더 오래됐다. 일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록히드마틴은 기존 방식으론 빠르게 신형 전투기를 개발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켈리 존슨이 이끄는 독립적인 조직을 구성했다. 다양한 부서 출신으로 권한 위임을 받은 이 팀은 143일 만에 전투기 개발에 성공했다. 존슨이 수립한 규칙과 원칙은 애자일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 혁신의 속도와 조직 역량 강화로 이득을 누리지 않을 기업은 없다. 아마존이란 위협에 직면한 유통 업체부터 채굴 효율성을 높이려는 탄광 회사까지 혁신이 유용하지 않은 기업은 없다. 애자일은 지금껏 알려진 최선의 혁신 방법이다. 핵심 질문은 `애자일이 필요한가`가 아니고 `어디에 어떻게 애자일을 도입할 것인가`다. 1만개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조사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애자일 방식을 도입한 프로젝트는 일반 프로젝트 대비 성공률이 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애자일을 도입하면 고객 경험, 직원 만족도, 변화 역량 등 다방면에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애자일의 효과를 보지못하고 실패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애자일 팀의 실패다. 필요한 자원 확보가 어렵거나, 인사 정책과 조직 배치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특정 미션을 맡은 애자일 팀이 실패한다. 두 번째 이유가 더 중요하다. 이는 애자일 팀이 지속적으로 실패하고 조직 내 확산에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더십 때문이다. 애자일이 성공하려면 조직 내 많은 변화가 수반돼야 하고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주체는 리더밖에 없다. 리더가 초기에 애자일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성공 요인을 파악하지 못하면 애자일 팀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없다.

―애자일이 과연 만능해결사인가. 산업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기존 방식이 유용한 경우는 없는가.

정답부터 말하자면 모든 조직이 애자일 조직으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 신속하고 지속적인 혁신과 적응이 필요한 경우 애자일은 유용하다. 상품 개발, 서비스 및 제품 설계, 기술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같은 분야가 바로 애자일이 효과적인 경우다. 콜센터의 상담원 응대 같은 일상적인 반복 업무의 경우 애자일 팀이 응대 업무를 하는 건 부적절하다. 그러나 같은 콜센터라도 상담 프로세스, 도구, 인공지능 챗봇 같은 기술 혁신을 위해서라면 애자일을 활용할 수 있다. 베인앤드컴퍼니가 북미 은행들과 수행한 디지털화 프로젝트에서 애자일 팀 중 한 곳은 상담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 개발을 담당하기도 했다. 일련의 스프린트(sprint·애자일 방법 내 역량 집중 기간)와 시스템·프로세스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과거 180일 걸리던 업무 처리 기간을 20일로 단축시켰고 콜센터 문의 건수는 20% 줄였다. 애자일 팀이 프로세스 개선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애자일 팀에 인력 중 20%, 기존 팀에 80%를 배치한다면, 결국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자동화에 따라 80% 기존 팀 인력은 완전히 대체될 수도 있는가.

그렇다고 기존 팀에 배치된 80% 인력이 실직자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모든 기업들이 자동화나 디지털을 활용해 보다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그 달성 방법으로서 애자일을 활용할 뿐이다.

―애자일 도입 방법에도 이상적인 길이 있나 .

애자일 도입에 앞서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애자일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에 임원 대상 애자일 교육, 회사 미래상에 대한 공감대 형성, 구체적인 로드맵 작성 등을 거쳐야 한다. 선행 과정이 제대로 됐다면 1차적인 애자일 팀 구성과 운영에 착수하면 된다. 이때 중요한 건 회사 최우선순위 과제를 다루는 일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 큰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둘째는 리더십이 애자일 팀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데 관심을 갖고 긴밀하게 관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애자일 팀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전사적인 확장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시범 애자일 팀 운영 기간은 보통 4~6개월 정도 걸린다.

―애자일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애자일을 도입한다고 해서 모든 리더가 직접 관여할 필요는 없다. 디지털 부서에 애자일을 도입할 때도 있고 상품 개발 부서에서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 전체를 애자일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회사 운영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 내 리더십을 한 방향으로 정렬한 뒤 애자일 조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모멘텀 구축을 위해 초기 성공 사례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애자일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리더십 외에 다른 장애물에 부딪힐 수 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가장 중요한 리더십은 앞서 언급했으니 다시금 강조하지 않겠다. 두 번째 조건은 운영 체계다. 애자일 팀은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뛰어난 역량을 가졌다. 문제는 애자일 팀이 수백 개, 수천 개 만들어지면 이들을 전체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애자일 조직에서는 개인 성과 보단 팀워크가 중시된다. 팀 내 위계질서는 존재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정하고 수행한다. 중간관리자 계층의 수고는 현저히 줄어든다. 동기부여, 경력 개발 등이 달라진다. 팀 성과로 평가 받는 환경에서 개인 성과는 어떻게 평가할지, 승진이나 경력 개발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등은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또 다른 관건은 `지원 조직`이다. 재무·기획·인사 등 지원 부서의 의사결정 프로세스, 지원 프로세스가 변하지 않으면 애자일 혁신으로 가는 길에 병목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애자일 조직에서는 조직의 우선순위가 자주 바뀌는데 이에 따라 회사 전략과 자금 조달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가장 보수적인 재무 팀일지라도 변화해야 한다.

―기존 팀에 소속된 지원 부서 직원도 결국 애자일 팀이 돼야 한다는 뜻인가.

애자일 팀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지원 부서들이 애자일 팀이 될 필요는 없지만 애자일 프로세스는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무 팀은 보다 역동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원 부서도 애자일 조직의 가치나 프로세스, 커뮤니케이션 등의 프로토콜과 합치돼야 한다. 이들 역시 프로세스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상품개발 팀이 애자일 팀이라고 해서 인사관리(HR) 부서도 애자일 팀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상적인 애자일 모델이 있는가.

리더십 측면에서는 군대 사례가 발전된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라크전 당시 미군 총사령관이었던 스탠리 맥크리스털 장군은 지구 상 가장 위계서열이 엄격한 조직인 군대에서 어떻게 애자일을 도입할지 많이 고민했다. 사업환경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전쟁터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 모든 의사결정을 적시에 신속하게 내리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맥크리스털 장군은 명확한 비전 설정과 실행 계획 수립, 상호 협력이 필요한 조직 간 소통을 위한 시스템 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초기에 이를 제대로 확립하는 게 성공을 결정할 것이라 인식한 덕분이다.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건 모든 의사결정을 리더가 내리기보다 하위 조직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비즈니스 환경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인재 유치나 동기부여 차원에서 애자일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가.

애자일 팀의 업무 범위와 상호 교류 방식을 명확하게 정의해줘야 한다. 미국 군인전문보험회사인 USAA는 수백 개의 애자일 팀을 운영하는데,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칼 리버트는 사내 애자일 팀 목록과 팀별 업무 범위를 파악하고 있다. 사내 애자일 팀을 강당에 모두 모아놓고 "주소 관리를 담당하는 팀은?"이라고 물으면 단 한 개의 팀만 손을 든다. 주소 관리가 복잡하다던가, 일부는 여기에서 담당하고 일부는 다른 부서에서 담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애자일 팀을 고객 경험 중심으로 구성한다. 기본적으로는 독립 체계지만,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조직이 구성되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 전달을 목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훨씬 용이해진다.

―밀레니얼 세대는 애자일과 잘 맞는 세대인 것 같다. 기존 회사들이 밀레니얼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사실, 애자일을 도입하려는 기존 조직에서 애자일 업무 방식에 맞지 않는 인력은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밀레니얼 세대이든, 베이비부머 세대이든, X세대이든 에자일 업무 방식은 대부분의 사람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세대 대비 고용 안정성, 생계 유지 등에 가치를 덜 둔다. 대신 자율성, 권한 위임, 보람 있는 일 등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애자일 팀은 자율성이 주어지고 우수한 애자일 팀은 야심 찬 목표하에 움직인다. 그리고 개인의 성취를 뛰어 넘는 의미를 준다는 측면에서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애자일을 도입하는 방식은 수백 개의 애자일 팀을 동시다발적으로 운영하는 방식(빅뱅 방식)도 있고,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 기업에 더 적합한 방식은 무엇인가.

빅뱅 방식은 일괄적인 톱다운 방식으로 동시에 변화를 추구하는 게 핵심이다. 반대는 의도적으로 수년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이 둘의 중간 형태를 취한다. 아마존 등의 파괴적인 회사의 위협에 직면한 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의해 핵심 사업이 위협에 처한 금융서비스 업체, 또는 애자일와 잘 맞는 조직 문화를 갖고 있거나 일정 기간 애자일을 테스트해 온 경우, 또는 필요 기술이 뒷받침 되는 경우라면 신속하며 광범위한 애자일 도입이 가능하다. 반면 전략적 위협에 처해 있지 않거나 조직문화가 애자일에 적합하지 않거나 정보기술(IT) 시스템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초기에는 단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 조직 문화가 바뀌고, 회사 리더십이 애자일을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면 적극적인 애자일 확장이 가능해진다.

좋은 애자일 혁신 방법은 애자일 실패 이유를 뒤집어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먼저 리더들은 시간을 들여 애자일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애자일이 생각하는 것 만큼 쉬운 개념도 아니고 복잡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복수의 애자일 팀이 시너지를 창출하며 돌아갈 수 있도록 전체 경영 프로세스를 맞추는 것이다. 일례로 군대에서 전투기 개발을 위해 애자일 팀 100개를 운영한다고 하면, 각 팀 대표는 해당 팀이 직면한 이슈와 장애 요소를 발표하고, 15분 후 이를 임원들에게 보고한다. 임원들은 해당 이슈를 우선순위화하고 즉각 해결하기 위해 움직인다. 리더십이 애자일에 관여해야 한다는 것은 이 정도 수준의 관여를 의미하는데, 특히 초기에 얼마나 많은 관여가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호주 군대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 군대에서조차 애자일 업무 방식을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물론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 대비 진척도는 느릴 수 있지만, 군대의 상위 계급이 애자일에 대해 공부를 한 뒤로 애자일 업무 방식의 우수성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애자일 팀을 전격 도입했다. 대대적인 문화적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적절한 리더십과 지원을 기반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같은 맥락에서 위계질서가 강한 기업이라면 어려움이 더 많을 수 있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화는 조직원이 하는 행동과 생각이 시간이 지나며 굳어지는 것이다.

문화를 바뀌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건드려야 한다. 하나는 리더십이다. 이들이 어떤 얘기를 하고, 어떤 것에 대해 보상을 하는지는 문화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는 특정한 행동을 유인하는 요소들이다. 지표와 보상 체계 등을 의미한다. 애자일에 적합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을 바꾸어야 한다.

―애자일의 단점은 없는가.

애자일이라고 완벽한 것은 아니다. 기존 프로젝트 대비 성공률은 높지만, 의도한 효과 달성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의 혁신 및 문제 해결 방법이라는 것이다. 성공적인 애자일 운영을 위해서 회사가 극복해야 하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고, 특히 애자일 확장을 위해서는 새롭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실행할 경우 월등히 우수한 혁신의 속도와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

마이크 위더스 총괄은…

마이크 위더스 총괄은 지난 13년간 대규모 애자일 운영 모델, 고객 경험 개선, 서비스 디자인과 운영, 현장 개선 프로그램 등 분야에 집중하며 경영 컨설팅 경험을 쌓았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애자일 혁신 프랙티스 총괄로서 여러 지역에 걸쳐 기업들이 진정한 애자일 기업으로 가는 여정을 돕고, 정기적으로 고위 경영진에게 애자일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 베인앤드컴퍼니에 합류하기 전까지 1998~2005년에는 호주군 특수부대에서 지휘관으로서 특수부대 팀원 모집, 훈련, 운영 등을 담당했다. 그는 호주 멜버른대에서 공학 학사를 마치고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용어설명

애자일(Agile) : 1990년대 소프트웨어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처음 등장했다. `애자일(Agile)`의 단어 뜻인 `기민함`처럼 변화에 기민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을 통칭한다. 오늘날 애자일 프로세스, 애자일 방법론, 애자일 방식은 단지 프로그래밍 기법을 넘어 협력과 실행, 개방과 효율성, 스피드를 중시하는 경영 원칙 혹은 기업 문화의 하나가 됐다.

애자일은 기업을 실행 중심의 기민한 조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다. 이를 위해 애자일 조직은 제품과 서비스, 프로세스나 비즈니스 모델 개선에 필요한 창의력을 수익성 있게 적용한다. 애자일 팀은 대개 소규모로 구성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크고 복잡한 문제를 개별 요소로 나눈 뒤 신속한 시제품 개발과 피드백을 통해 해결책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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