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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드컴퍼니 제조업 혁신 리포트
디지털 혁신은 이제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 제조업도 예외가 아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는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현실이 됐다. 중앙SUNDAY는 세계 최대 산업 박람회 ‘하노버 메세 2019’를 계기로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와 함께 제조업 혁신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지난 2일 하노버 메세 17번 전시장.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일본 화낙의 로봇팔이 1700㎏에 달하는 자동차를 가볍게 들어 올렸다. 스웨덴의 ABB, 일본의 야스카와·덴소 등도 최신 기술 집약체인 자사 로봇을 뽐냈다.
규모의 경제, 원가 경쟁력만 앞세웠던 중국도 올해는 한 단계 도약했다. 하노버 메세 곳곳에서 쓰인 로봇들은 대부분 중국이 최근 인수한 쿠카(Kuka)라는 업체의 로봇이었다. 직접 로봇을 만드는 일부 업체만 자사 로봇을 사용했다. 원래 독일 기업이던 쿠카는 다축·수직관절 로봇 등을 제조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산업 외에 전기·전자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도 5G 설비 경쟁력을 기반으로 로봇 제조사,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기업들과 협업해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와 달리 하노버 메세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통합한국관을 운영했지만, 전시 업체 숫자와 규모, 참신함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최근 우리 정부와 기업은 로봇산업 관련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교한 타깃팅과 신속한 실행력이 없다면 자칫 글로벌 선도기업과 중국 후발주자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 | 1947년 전후 독일 경제 부흥을 위해 기획돼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로 성장했다. 2011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차 산업혁명 개념의 바탕이 된 ‘인더스트리 4.0’을 처음 발표한 곳이기도 하다. 1986년 따로 떼어냈던 ICT박람회(Cebit)를 올해부터 다시 흡수했다. 올해 전시에는 세계 75개국 6500여 개 업체가 참여했고, 21만5000여 명이 관람했다. 독일 다음으로관람객이 많았던 나라는 중국(7200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