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매거진
신기술로 무장한 혁신적인 서비스와 커머스가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 강지철 파트너는 다양한 기술 중 특히 AI 음성인식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을 추천해주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에 대한 유통업체의 장악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RM AI, VR, AR,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유통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과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양한 기술이 있지만 AI와 음성인식기술이 향후 유통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 생각한다. 유통시장 진화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오프라인 유통 시대에는 소비자가 매대 앞에 섰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상품이 100~200SKU였다. 온라인쇼핑에서는 화면에서 10개 내외 상품을 볼 수 있다. 고려 대상이 줄었다는 의미다. 음성인식기술 시대에는 상품을 보지 않고 머릿속으로 생각하거나 AI 알고리즘과 대화하면서 구입하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상품이 0개이다(도표 1 참고).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선택의 폭을 기술적으로 줄였는데 AI와 음성인식기술이 이를 한 번 더 획기적으로 줄여준 것이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소비자에 대한 유통업체의 장악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상품 중 유통업체가 엄선한 몇 개만 오프라인 매장에 보여주고 그 안에서 선택하게 했을 때부터 유통업체의 장악력은 시작됐다. 온라인유통으로 이전하면서 매대가 무한해진 것 같지만 결국 고객이 볼 수 있는 상단 10개 안에 들어야 하므로 장악력은 더 높아졌다. 음성인식기술 시대에는 AI 알고리즘이 어떻게 추천해주느냐에 따라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아마존의 AI 알렉사 사례를 보면, 관여도가 높은 브랜드는 소비자 중심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추천해준다. 하지만 관여도가 낮은 키친타월 같은 상품은 길게 대화하지 않고 저렴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소비자에게 물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브랜드가 되지 않는 이상, 유통업체가 팔고 싶은 브랜드를 판매하게 될 것이다.
RM AI 알고리즘의 장악력은 관여도가 낮은 제품에 한정되는 것 아닌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세탁세제는 관여도가 높은 제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키친타월보다는 높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시장 조사 결과, 국내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보유한 브랜드는 딱 하나밖에 없고, 나머지 브랜드는 프로모션에 좌우됐다. 관여도가 중상 정도 되는 카테고리도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AI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소비자 편의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 침투력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그 결과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 파워는 이것을 잘 활용하는 유통업체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선택 받는 브랜드가 될 것인지 브랜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RM 도입되는 신기술이 모두 상용화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유통업체가 신기술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기사 전문 보기는 유료회원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