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로 뒤바뀌고 있는 K-금융의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2일 에너지경제신문은 2021 금융CEO 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빅테크의 금융 진출과 K-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안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 금융 혁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규제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와 함께 비대면 경제 도래가 가속화하면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디지털 금융산업 경쟁력과 혁신성 강화, 디지털 금융 이용자 편익 제고,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금융혁신 정책과 입법을 책임지는 책임자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축사에서 "그간 핀테크는 간편결제와 송금 등과 같은 일부 서비스 영역에서 금융권과 경쟁했는데, 최근에는 빅테크가 기술과 자본, 고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전 금융권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빅테크는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프로세스 효율화 등으로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에 접근성을 제고하는 등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빅테크의 우월적 지위남용이나, 비금융으로의 위험 전이 등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 또한 작지 않다"고 했다. 그는 "금감원은 빅테크에 대해 금융안정, 소비자보호, 공정경쟁 기반 마련의 3대 원칙을 중심으로 혁신과 규제간 균형감 있는 감독을 추진하겠다"며 금융 감독 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빅테크는 증권업계에서도 메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빅테크 대표주자인 카카오뱅크 상장을 앞두고 "빅테크와 그 기반이 되는 플랫폼 기업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거래소는 빅테크 기업 상장이 금융산업 전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도 인프라 개선, 데이터댐 구축 등에 힘쓰고 있다며 진화하는 외부 환경에 맞서 거래소도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또한 축사에서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가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많은 금융기관들이 디지털금융 혁신에 동참하고 있으며, 빅테크와 핀테크도 각자의 장점을 살려 금융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조강연은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의 신우석 파트너와 국내 대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이형주 CBO(최고비즈니스 책임자), 핀테크 시대를 주도하는 핀크의 권영탁 대표와 핀다의 박홍민 대표가 나섰다.

신우석 파트너는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기관은 ‘협력적 경쟁관계’ 또는 ‘경쟁적 협력관계’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기관들이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권 공습에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을 경쟁상대로 배척하기 보다는 미래 금융시장을 위해 함께 발전해야 하는 존재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금융사들은 풍부한 고객 기반의 전문성을, 빅테크·핀테크 기업은 차별된 채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며 "필요와 목적에 따라 효과적으로 경쟁과 협력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형주 CBO는 카카오뱅크의 미래 방향을 설명했고, 권영탁 대표는 핀테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 등을 말했다. 박홍민 대표는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 미치는 영향과 지향점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