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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Review] 돈과 승진이 전부일까…코로나 이후 일터의 다섯 가지 변화

[Industry Review] 돈과 승진이 전부일까…코로나 이후 일터의 다섯 가지 변화

  • 2022년3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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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Review] 돈과 승진이 전부일까…코로나 이후 일터의 다섯 가지 변화

 

[매일경제=안희재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코로나19로 직업과 일터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국내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직장인이 배달을 병행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됐다. 베인앤드컴퍼니가 최근 미국,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 10개국 근로자 2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코로나19 이후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답했다. 과연 직장의 미래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다섯 가지 트렌드로 살펴보자.

첫째, 직장인의 동기부여 요소가 달라지고 있다. 연봉이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베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연봉을 직장과 직업의 최우선 요소로 꼽았지만, 그 비율은 22%에 그쳤다. 연봉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직장인이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봉이 아닌 직업 흥미도(15%) 직업 안정성(15%) 워라밸(12%) 등을 최우선 요소로 꼽은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주요국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촉발된 사회변화가 직장인의 동기부여 요소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둘째, 직업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시각이 각양각색으로 변하고 있다. 모두가 승진과 연봉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안정성, 조직 구성원과의 관계, 업무 수행에 따른 경험, 새로운 도전 기회 등 다양한 요소가 직업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기업 경영진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와 기업 구성원이 보는 '좋은 일자리'가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일터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전후로 급증한 재택근무와 플랫폼 노동자(gig worker)의 등장은 기업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 재택근무 비율은 코로나19 이전 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60%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유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반드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격근무로 인해 일부 직무는 업무 복잡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넷째, 로봇이 모든 일자리를 대체하지는 않는다. 인간이 지닌 고유의 장점은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 20세기 말 영화에서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그러나 21세기가 된 지금도 인간의 장점은 일터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다만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의 일자리가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앞으로 10년간 이러한 현상은 특정 직업의 흥망성쇠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MZ세대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더 커지는 추세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인의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MZ세대는 그 영향을 더 심대하게 받고 있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경제성장 둔화, 양극화 심화, 주택난 등 각종 불안 요소가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이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은 X세대·베이비부머 등 그 이전 세대보다 훨씬 큰 편이다. 젊은 세대의 삶은 이전 세대보다 더 커진 불확실성에 마주하지만, 그들은 학교에서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가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자사의 '직장으로서의 매력도'를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 인사팀은 경쟁사와 연봉과 승진 기간을 비교하지만, 다른 기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과연 우리 기업은 '돈' '승진' 외에 다른 만족감을 주고 있는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들의 또 다른 대응법은 제너럴리스트(all-rounders)보다 각자의 장점을 가진 다양한 인재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다. 또한 구성원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교육(reskill) 과정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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