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2023 미래금융포럼 ‘기존 금융기업의 창의적 변신과 미래’ 주제 패널 토의
[조선비즈=허지윤, 이정수 기자] “이제는 금융과 비(非)금융의 대결보다는 디지털과 비(非)디지털로 구별될 것이다.”
26일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국내 학계와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금융기업의 창의적 변신과 미래’를 주제로 패널 토의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토의는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테크비즈 총괄 팀장, 김창수 하나은행 자산관리지원부 제휴서비스팀장,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패널들은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는 금융과 비금융으로 나누기보단 디지털을 경계로 나눠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최근 10년 간 빠르게 성장한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의 사례를 참고해 기존 금융 업계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빅블러 시대의 성공 조건으로는 금융, 비금융 접근 방식보다는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 탐구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본인 기업에 적용할 방법을 찾아내야 전통 금융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 경쟁 시대에는 금융업계의 창의성이 더욱 요구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전통 금융사들도 창의적인 금융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혁신을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신사업에 관한 청중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우선 신한은행이 출시한 배달앱 ‘땡겨요’ 사업에 나선 배경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서 획득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테크비즈 총괄 팀장은 “땡겨요 사업을 구상할 때 금융사가 어떻게 소비자, 소상공인, 시장에 기여할 수 있나’를 먼저 생각했고, 모든 플랫폼 참여자가 경제·금융적으로 도움이 돼야 하는 가정하에 사업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장 팀장은 “영세 사장님들이 기존 시중 은행권에서 대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땡겨요를 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 등급과 상관없이 대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라이더도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데 성실성 등을 평가해 대출 문을 열어두는 등 모든 참여자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아트뱅크의 미래전략과 운영 방향에 대해 김창수 하나은행 자산관리지원부 제휴서비스팀장은 “최근 2~3년 조각 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소비자 보호와 공모 등 법제도적 문제로 차질을 겪고 있는데, 이를 증권형토큰 발행(STO)으로 열어주자는게 금융당국 입장”이라며 “실물 자산인 미술품의 보관·관리를 오프라인에서 강점을 지닌 은행이 안전성 있게 해준다면 미술품 투자·자산 관리 등 다양한 아트테크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재 역량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날 패널들은 디지털 시대 금융인으로서 갖춰야 될 덕목으로 사명의식, 창의성, 신용 등을 꼽았다. 신우석 파트너는 “기후 문제, 소득 불평등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도움이 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명의식이 중요하다”며 “또 그것을 발현할 수 있도록 창의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창수 팀장은 “시대가 변해도 금융업의 본질인 ‘신용’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업은 인간의 신뢰에 기반하기에 여전히 품성은 중요한 가치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장영두 팀장은 “디지털 시대에서 은행은 고객에게 선택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사업가 정신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