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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금이 기자] 지난 1월 평일 저녁 시간대,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화장품 스토어 '삼미숍'은 10~30대 직장인과 학생들로 북적였다. 매장에선 최신 K팝이 울려 퍼지고 닥터지, 디어클레어스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모아둔 매대가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대학과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하루에 700~1000명의 손님이 방문하는 대형 매장이다.
이날 삼미숍을 찾은 한 30대 직장인은 "닥터지 수분크림을 애용하고 선크림도 다른 브랜드들과 비슷한 가격에 더 좋은 퀄리티를 갖추고 있어 꾸준히 구매한다"며 "한국 화장품들은 아시아 사람 피부에 특화됐고 민감성 피부에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노이에서 직장을 다니는 찌엠 씨(24)는 "젊은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와 K팝의 영향을 많이 받아 집에 한국 화장품이 무조건 하나 이상은 있을 것"이라며 "덥고 습한 기후와 대기질 악화로 많은 사람들이 피부 트러블 고민이 있는데 한국 화장품은 효과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K뷰티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베인앤드컴퍼니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 내 K뷰티 침투율(특정 기간 동안 특정 상품 소비 규모 비중)은 2014년 4.1%에서 2022년 10.1%로 2.5배 이상 뛰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특히 베트남 시장이 두드러진다. 베트남은 글로벌 뷰티 업계에서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꼽힐 만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의 미용·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5억달러(약 1조9500억원)에서 2027년에는 27억달러(약 3조5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1년 내내 선크림에 대한 수요가 높고 여드름, 모공과 같은 문제성 피부 해결을 위한 기능성 더마 제품 수요가 많은 편이다.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한국 더마 화장품 브랜드들은 뛰어난 제품력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닥터지'다.
2021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닥터지는 시장 진출 2년 만에 10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는 데 성공하며 안정적인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또 삼미숍 전체 톱3 베스트셀링 브랜드에 올랐으며, 지난해 주요 시즌에는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