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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은행 고객 숨은 유출 막으려면 강력한 디지털 서비스만이 답

[경영칼럼] 은행 고객 숨은 유출 막으려면 강력한 디지털 서비스만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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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은행 고객 숨은 유출 막으려면 강력한 디지털 서비스만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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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고객 이탈 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가 최근 전 세계 22개국 금융 소비자 13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시중은행 대비 탁월한 디지털 역량으로 무장한 핀테크(fintech)·빅테크(bigtech) 기업들이 제공하는 ‘혁신적 금융 서비스’가 고객들을 매료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 유출은 얼른 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정부의 예금자 보호조치 등의 혜택 때문에 여전히 많은 고객이 주거래은행 예금계좌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금계좌 외 신용카드, 주택담보대출, 자금 이체 등의 영역에서 고객이 주거래은행이 아닌 경쟁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객이 몰려가는 곳은 소비자 중심 디지털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기업들이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최근 1년간 페이티엠(Paytm)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비중은 75%에 달했다. 또한 중국 응답자 중 70% 이상이 알리페이(Alipay)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시중은행은 고객의 숨은 이탈을 막기 위해 어떤 방법을 고민해야 할까.

첫째, 지점 방문이나 콜센터 전화가 불필요할 정도로 강력한 디지털 운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경쟁력 있는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면 높은 고객 충성도가 선물로 따라온다.

영국을 대표하는 선도은행인 RBS(Royal Bank of Scotland)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약 90%를 무서류(paperless) 프로세스로 전환했다. 무서류 프로세스를 통해 RBS는 대출 건당 약 70페이지 분량의 서류 작업을 감축했고, 대출 신청 소요시간(time to close)을 23일에서 11일로 절반 가까이 단축시킴으로써 상당한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이보다 훨씬 중요한 점은 과거 서류 기반 프로세스와 비교 시, 고객 NPS(Net Promoter Score·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 나타내는 지표)가 30%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자연히 고객 유출은 줄어들었고, 매출액은 상승했다. 리테일 뱅킹 산업에서 고객 충성도 증가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많은 상품을 주거래은행에서 구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말해 고객이 경쟁 금융기관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둘째, 다양한 이종산업 선도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영국 냇웨스트(Natwest)가 대표적 사례다. 이 은행은 부동산 가치평가, 공과금 정보, 이사·청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파트너들과 주택 구매 희망자들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 ‘홈 에이전트(Home Agent)’를 출시해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싱가포르 선도은행인 DBS 또한 파트너와 함께 싱가포르 최대 규모 자동차 직거래 마켓플레이스를 구축, 운영 중이다. 이와 같이 고객 관점에서 확장적으로 정의된 신규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은행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전통적인 핵심 상품인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자동차담보대출(오토론)에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1호 (2020.06.03~06.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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