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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모바일 쇼핑 무조건 싸야? 가격 책정 4가지 新비법

[경영칼럼]모바일 쇼핑 무조건 싸야? 가격 책정 4가지 新비법

베인앤드컴퍼니 강지철 파트너

  • 2020년3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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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모바일 쇼핑 무조건 싸야? 가격 책정 4가지 新비법

베인앤드컴퍼니가 글로벌 소비재 기업 110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78%가 “가격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가격 책정 전략만으로는 새로운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데 주요 기업이 인식을 함께한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가격 결정 과정이 복잡해졌다. 그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첫째, 디지털 플랫폼 등장이다. 네이버쇼핑과 같은 가격 비교 플랫폼, 즉 알고리즘 기반 가격 비교가 보편화하며 적극적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둘째, 초저가 사업 모델 부상이다. 최근 특정 제품에서 낮은 가격을 내세운 신규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추세다. 셋째, 프리미엄 시장 세분화다. 가성비는 단순 저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높은 품질 제품을 기존 대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는 ‘밸류 포 머니 프리미엄(value for money premium)’ 영역이 성장한다. 넷째, 역동적인 가격 결정을 위한 디지털 도구의 발달이다. 데이터가 방대해지고 새로운 분석 방식이 개발되며, 소비자 구매 의사를 빠르게 파악해 가격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차량 호출 수요가 높은 기간 동안 소비자는 우버와 리프트의 탄력요금제를 받아들인다. 변화된 환경에서 가격 정책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첫째,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 가격을 찾아야 한다. 통신 서비스는 복잡한 가격으로 유명하다. 티모바일(T-Mobile)은 2013년부터 요금제를 대폭 간소화해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바꿨다. 아울러 무약정 요금제, 무료 국제 로밍, 데이터가 필요 없는 동영상 스트리밍 등으로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가치에 집중했다. 이후 티모바일 신규 순고객 점유율은 2013년 30%에서 2016년 44%로 올라섰다.

둘째, 고객 체감 가격(price perception)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고객 체감 가격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가격 정책을 재설계해왔다. 가격 할인 효과가 높은 특정 카테고리에 할인을 집중하고, 가격 탄력도 분석 모델에 기반해 가격 할인 정도를 조정하는 시도가 이뤄졌다.

셋째, 저효율 프로모션을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Kill the bad promotion). 프로모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ROI, 즉 투입 비용 대비 효과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예측분석 모델(predictive analytics)을 개발해 프로모션 관리 수준을 높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브랜드와 가격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야 한다. 많은 브랜드가 할인과 프로모션만으로 가격 경쟁이 힘겹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경쟁사보다 할인을 덜 해도 고객이 계속 우리 브랜드를 찾을 수 있도록 강한 고객 로열티를 구축해야 한다. 이 방법이 소비재 기업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해 정가와 가격 할인 채널을 분리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가격 전략 재정비 열쇠는 데이터 애널리틱스다. 데이터 분석 역량 없이 가격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기 어렵다. 데이터의 체계적인 축적과 분석 역량 강화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내 데이터 전문가(data scientist) 육성과 인프라 투자가 절실하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0호 (2020.03.18~2020.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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