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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ef

성장의 발목을 잡는 복잡성을 제거하라

왜 그렇게 많은 기업들이 길을 잃는 것일까? 기업이 처음 출범할 때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창업자들은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성공을 모색해야 할지를 알고 있다. 많은 경우 그들은 스스로를 기존 기업들이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는 임무를 띤 ‘반역자(insurgent)’로 인식한다. 창업자들은 디테일에 집중한다. 관료주의를 혐오하며, 시장에서 선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일선 현장의 상황을 주시한다. 직원들은 창업자들을 보고 배우며, 고객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완수하고 매출을 증대한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창업자 정신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규모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일부 기업(일부 운 좋은 기업)은 주요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하면서도 창업자 정신을 유지한다. 진정으로 창업자 정신을 파괴하고 대규모 조직의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복잡성’이다. 복잡성은 성장의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 기업이 새로운 지역과 사업 부문으로 확장하는 단계에서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자라난다. 조직의 계층, 직급, 직위가 점점 늘어나고 현장과의 연결이 단절된다. 경영진은 고객의 변화에 발맞추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한다.

많은 경우 이러한 상황은 곧 성장의 중단으로 이어진다. 매출이 급락하고 회복이 매우 어려워진다. 창업자 정신을 잃어버린 기업은 신생기업이 밟고 올라설 수 있는 허우적거리는 관료적 조직으로 변모한다. 실제로 대기업(매출 5억 달러 이상 상장기업) 중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11%에 불과하다. 3분의 2는 성장을 멈추거나 도산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된다. Bain & Company 조사에 의하면, 가치 창출이 중단된 기업의 CEO 중 85%는 외부적 요소가 아니라 복잡성 등 내부적 요소를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그림 1). 이렇듯 복잡성은 기업을 파멸하게 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기업이 복잡성에 굴복할 필요는 없다. 복잡성의 위협을 인지하는 리더들은 너무 늦기 전에 개입하여 조직을 간소화하면 된다. 조직 간소화 (organizational simplification)를 제대로만 실행하면, 기업은 창업자 정신의 속도와 초점을 회복하고 조직 구성원의 열정을 다시금 북돋우는 새로운 운영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조직 재편(reorganizations)’은 주로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하며 증상에 대처하는 방식이므로 지속하기 힘든 반면, 조직 간소화는 지속적인 성과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대응력을 제한하는 불필요한 복잡성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 간소화는 단지 조직도를 새로 그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책임소재, 관리구조 및 업무방식의 변화를 통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아우르지 않는다면 조직 간소화는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 오래지 않아 복잡성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될 것이다(그림 2). 실제로 조직 간소화는 생산성이 낮은 지역과 사업부문을 정리하여 전략적 초점을 회복하는 것을 포함하는 사업 간소화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구조조정 자체가 조직의 계층 구조를 대폭적으로 정리하고 불필요한 ‘접점(node)’을 제거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접점은 기업 매트릭스의 의 교차점으로서, 임원 또는 관리자가 위치하는 곳이나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지점, 또는 재무보고가 수행되는 지점을 의미한다. 접점에서는 기업이 활동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중차대한 상호작용이 진행되지만, 기업이 불필요한 접점을 과도하게 축적하면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대응력이 약화되며 변화와 혁신에 방해가 되는 경향이 있다. 접점은 복잡성의 대리인이라고 볼 수 있으며, 너무 많은 접점을 보유하는 것은 위험의 징후이다.

효과적인 조직 간소화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메이저 보험사의 턴어라운드(turnaround) 사례를 생각해보면 된다. 이 보험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인 조직 재편을 수행했지만, 7년이 지난 후 여전히 복잡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일례로 핵심 사업인 보험사업 부문은 기능 조직(재무 등)과 더불어 방대한 국가 및 제품별 조직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매트릭스가 조직 계층 구조의 6, 7 단계까지 확장되면서, 중복과 수천 개의 불필요한 접점이 양산되었다.

그러나 사업에 타격을 주고 변화의 시급성을 높인 주된 원인은 복잡성으로 인해 ‘고객 중심’이라는 초점이 흐려졌다는 사실이었다. 고객과 시장에 대한 명확한 초점은 오랫동안 지속된 창업자의 유산이었으며, 이 보험사가 업계에서 선도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그 초점은 조직 내부로 전환되어 버렸다. 각 기능은 리스크 회피하기 위해 관리되었고, 관리자들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성장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성과지표를 달성하는 것에 전념했다. 서비스는 뒤쳐지기 시작했고, 기업은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보험증권 하나를 발급하는 데도 타 보험사보다 시간이 3배나 오래 걸렸다. 경쟁사는 ‘통일성 있는’ 경험을 제공했지만, 이 보험사는 여러 부서에서 고객에게 복수의 청구서를 발급했다.

경쟁사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 경쟁업체는 중요한 국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온라인 채널을 출범했고, 현지 선도업체들은 그들이 난관에 봉착했음을 인지했다. 그러나 이 보험사의 대응은 더뎠다. 허가 및 자금조달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승인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 전체에서 유사한 상황이 여러 번 발생했다. 수백 가지의 크고 작은 의사결정이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너무나 많은 접점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변화의 시급성에 더하여 회사의 원가 절감 노력은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고, 주주들은 더 나은 실적을 강력히 요구했다.

리더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조직 간소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15년 리더십은 고객중심 초점의 회복, 의사결정 속도 향상, 성장 확대를 위한 인재 및 에너지 재배치, 인건비 10% 절감 노력을 이끌 팀을 조직했다. 팀은 고객의 의견과 동종업계 벤치마킹을 포함하는 진단 활동부터 시작했다. 그 후 일련의 워크샵을 통해 회사 기능의 ‘미래 상(future state)’을 개략적으로 그려 보았다. 그리고는 그러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조직의 구조와 보고 체계를 구상했다. 또한, ‘미래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활동과 비핵심적인 활동을 정의했다.

고객에 대한 초점을 회복하기 위해 팀은 핵심적인 의사결정은 보다 고객과 밀착하여 수행하도록 했으며(예: 각 국가 내에서 의사결정 진행), 또한 국가 조직보다 제품 조직이 상위에 있도록 하고 지역별 인프라를 제거했다. 그 결과 의사결정 담당자가 명확해졌고, 제품 조직이 고객의 ‘전체(end-to-end)’ 경험을 책임지게 되었으며, 3차원 매트릭스가 2차원 매트릭스로 간소화되었다. 이에 따른 순효과는 일선 현장과 리더십이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이었다. 조직 재편에 따라 고위 이사급 이하의 접점이 제거되고,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오직 한 명의 상사를 두게 되었다. 그 결과 매트릭스 보고 관계의 수가 크게 감소했다.

실행은 2016년에 시작되었으며,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전적으로 수용하도록 하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관리 프로그램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직원들은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맡고, 잃어버린 대응력과 속도를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업무방식을 도입했다. 회사는 의사결정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수백 가지의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를 지정했다. 재편된 조직이 필요로 하는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 성장 및 고객 결과 향상에 필요한 주요 요소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성과지표를 도입했다. 또한 관리구조 모델을 재편하여 원가상승 제한 등 중요한 영역에 보다 집중하도록 했고, 신속한 실행을 방해하는 관리 감독을 제거했다.

보다 중요한 사실은, 일선 현장에서 임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새로운 업무방식을 수용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관료주의로 인한 에너지 낭비와 리스크 회피 대신 협업과 기업가 정신을 확산하려 했다. 각종 양식과 회의 일정을 쏟아내고, 의사결정의 책임을 회피하며, 추가적인 분석을 요청함으로써 실행을 중단시키는 ‘에너지 뱀파이어(energy vampire)’는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게 되었다.

조직 간소화 실행 첫 해에 수억 달러의 원가 절감을 달성했으며, 보다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게 되었다. 일례로 과거 조직 하에서는 국가별 관리자, 지역별 조직의 장, 다양한 제품 관리 계층이 제품 관련 의사결정에 대한 의견을 제공했다. 불명확한 의사결정권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이슈가 최고위급 수준까지 보고되었고, 그에 따라 대응이 더뎌졌다. 그러나 새로운 모델은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활용하여 현장의 의사결정과 균형을 유지한다. 고객 니즈에 대한 대응력은 크게 개선되었다.

대부분의 기업은 창업 당시 고유의 에너지와 목적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를 회복함으로써 변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업은 정말로 매력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또한 그 매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일단 불필요한 접점을 없앤 후, 복잡성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도록 접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리더들은 창업자 정신을 본받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함으로써 성과 개선을 지속할 수 있다. 리더들은 과감한 목표를 통해 영감을 불어넣어야 하며, 직원들의 삶을 보다 쉽게 만드는 간소화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이룬 성취를 축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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