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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시스템 반도체 경쟁 전열 재정비 어떻게 할까

불붙은 시스템 반도체 경쟁 전열 재정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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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시스템 반도체 경쟁 전열 재정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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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는 韓 핵심 경쟁력... 누구도 부인 못해
  • 맞춤형 시스템 반도체 역량 적극 키워야

[매경이코노미=신문섭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최근 반도체 인력 육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반도체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데 한국 교육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부의 반도체학과 증설과 정원 확대 의지에 업계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반도체가 대한민국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미래 주력 산업이다. AI, IoT, 5G, 자율주행, 로봇 등에서도 반도체 경쟁력은 필수다. 특히 코로나19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서 알 수 있듯, 반도체는 산업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업 트렌드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과거에는 인텔 같은 소수 글로벌 선도 기업이 표준을 제시하면 이를 따라가는 방식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수요처에 맞게 성능, 크기, 전력 소모량 등을 최적화한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와 제조를 전담하는 파운드리(foundry), 테스트·패키징 서비스의 후공정 업체까지 가치사슬 단계별 전문화 수준도 높아졌다. AWS와 구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칩을 자체 설계하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애플 역시 아이폰에 들어가는 칩을 내부에서 설계한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다.

한국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려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팹리스 업체를 육성하고 설계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팹리스 업체의 설계 역량을 높이려면 고객사와의 폭넓은 교류가 필요하다. 자동차, 데이터센터, IT 제품 등 매우 다른 제품에 적합한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위해 초기 단계부터 긴밀한 협업을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파운드리 업체의 공정의 첨단화, IP 확보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반도체 인력 육성에 나서고 있듯, 인재·자금 등 정부 지원 또한 절실하다. 중장기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관련 인력 육성을 위한 산학 연계, 팹리스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 지원 플랫폼 구축 등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2019년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선포 뒤 업계와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큰 방향성에 대한 합의를 일궈냈다. 이후 업계와 정부에서 구체적인 전략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우리만 뛰는 게 아니라 주요 경쟁국도 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등 반도체 강국은 자국 내에서 완결성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내 M&A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반도체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산업이다. 반도체가 고도화하고 경쟁자가 막강해진 지금,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자체적인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인재와 기술에 대한 신속한 M&A도 절실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4호 (2022.06.22~2022.06.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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