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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Review] 中경제 먹구름에…韓日로 눈돌리는 사모펀드

[Industry Review] 中경제 먹구름에…韓日로 눈돌리는 사모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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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Review] 中경제 먹구름에…韓日로 눈돌리는 사모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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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윤성원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모펀드(PE) 시장은 지난해 호황을 누렸다. 한국·일본·동남아시아의 사모펀드 거래 규모는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수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포인트 오른 14.2%를 기록하며 10년 만의 최고치에 달했다. 아태 지역 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은 전년 대비 60% 늘어나는 등 거의 모든 지표가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업계가 축포를 터뜨리기 충분한 환경이었다.

이런 활황 속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는 지난 몇 년간 활황을 누렸던 중국 사모펀드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베인이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투자자의 35%만이 중국 시장에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투자자 60%가 아시아 시장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답한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소비·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봉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변수가 중화권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정부의 테크기업을 향한 각종 규제가 갈수록 더 강해지는 기류도 중국 사모펀드 시장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사실상 차단한 점도 악재다. 현재 사모펀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IPO를 투자금을 회수하는 가장 바람직한 채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IPO 가치는 2020년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고, 올해도 하향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의 IPO 시장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런 지각변동 속에서 인도와 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는 반사이익을 누리려고 정부에서 앞장서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인구, 성장률, 경제 성숙도가 비슷한 인도는 지난 2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해 새로운 인터넷 거버넌스 개혁안을 발표했다. 태국은 테크기업을 대상으로 일부 외국인 직원 비자 면제 및 수당 등의 세제 혜택 지원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온라인 서비스를 보유한 테크기업들이 현지 판매에 부과하는 부가가치세에 유리한 조건을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싱가포르는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2020년 말 디지털 뱅킹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했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정부도 싱가포르 정부의 뒤를 따랐다.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과 세계 경제의 부침에 직면하면서도 회복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다른 세계적 도전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방법이 없다. 정치와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가 국제 자본의 흐름을 억제하고 있다는 많은 초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금 조달 시장이 지난해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2022년은 강력한 거시경제 역풍, 규제 예측 불가능성, 경쟁 증가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펀드매니저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일 수 있다. 더 이상 IPO 배수의 확장에 의존할 수 없는 격동의 시기다. 투자 실사에 대한 통합적 접근법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가치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ESG 기준을 포함해야 한다. 이 추세는 앞으로 10년 동안 가속화될 추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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