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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분야 아직 '춘추전국시대'… 하루빨리 행동하는 기업이 승자

AI분야 아직 '춘추전국시대'… 하루빨리 행동하는 기업이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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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분야 아직 '춘추전국시대'… 하루빨리 행동하는 기업이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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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섭 베인앤드컴퍼니 시니어 파트너] 올해 테크 투자 업계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테크 업계의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기업가치 급락 등 시장에 악재가 겹치면서 자연스레 지분 매각 등을 동반한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거래도 둔화됐다. 올해 상반기(1~6월)의 분기 평균 엑시트 거래액은 200억달러(약 27조원)에 그쳤는데, 이는 2021년 상반기의 분기 평균(1070억달러)과 비교해볼 때 5분의 1에 불과하다.

기업의 매도 희망 가격과 투자자의 매수 희망 가격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시장에선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올해 테크 기업 투자 포트폴리오의 40% 이상은 투자사 보유 기간이 4년을 넘어섰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투자사들이 이 정도로 장기간 엑시트를 미루는 현상은 2012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장기 보유 포트폴리오 자산의 증가 속도가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미집행된 투자 가능 자금)가 쌓이는 속도보다 빨라지면서 테크 업계는 당분간 매수자 우세 시장이 예상된다.

이처럼 테크 업계가 시련의 계절을 맞았지만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분야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투자 열기가 뜨겁다.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관련 회사들의 거래 규모는 전체 테크 업계 딜의 2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14%보다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상반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무려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한 것은 이 열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픈AI는 이 투자로 290억달러(약 40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AI가 불러올 지식 노동자들의 생산성 혁명과 소프트웨어 기업의 잠재 부가가치가 투자 열기에 녹아들고 있다. 챗GPT의 뒤를 이어 거대언어모델(LLM)이 속속 발표되고 있으나, 향후 점차 통합이 이뤄지면서 소수의 승자가 시장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지배적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탱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반도체 산업도 이 열기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최근 상황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고, AI가 소프트웨어를 삼키고 있다"고 묘사했다.

생성형 AI를 응용한 업무 도구나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 구도는 아직 춘추전국시대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손쉽게 AI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 초기 단계의 플레이어들이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혁명 때와 달리, 생성형 AI 서비스는 기업의 대대적인 구조 변혁이 필요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분명한 것은 기업들이 제품 및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않으면 기존 업계 선두 주자도 경쟁에 뒤처질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테크 업계뿐 아니라 제약, 산업재, 소비재, 미디어, 금융, 소매, 여행 등 거의 모든 업계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및 생산성 향상 소프트웨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테크 업계는 극심한 투자 한파 속에서 AI 혁명이라는 새로운 분기점에 직면했다. 기존 테크 투자 포트폴리오는 운영 효율성 제고 및 마진관리 등 비용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옳다. 그러나 AI 투자에 접근할 땐 정반대로 매우 개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AI가 산업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지켜만 보기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변화 주기가 짧아진 탓에 업계 선두 주자가 지금도 수시로 변한다. 투자심리는 얼어붙었을지라도, 주요 선도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쟁 구도를 명확히 인지하고, 새로 등장한 기술의 잠재력을 파악해 하루빨리 먼저 행동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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